예상 밖 초반전개, 빛났던 LG의 후반 집중력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경기 초반양상이 예상 밖으로 흐른 가운데 중후반, LG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LG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11로 신승을 거뒀다.
상승세의 롯데, 하락세의 LG. 최근 성적만 봤을 때는 두 팀의 분위기가 달랐다. 그렇지만 이날 경기에는 변수가 있었다. 바로 선발투수의 무게감. 롯데는 5선발 후보 고원준의 대타로 신예 김원중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LG는 에이스 헨리 소사. 이날 경기 이전까지 치른 이번 시즌 2경기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점점 위력을 더하는 것이 경험 많은 소사의 특징이다.

↑ 채은성(사진)을 비롯한 LG 타자들이 경기 중후반 집중력을 발휘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하지만 경기양상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소사는 1회초 크게 흔들렸다. 1사 후 3타자 연속으로 안타를 내줬다. 순식간에 2점을 실점했다. 이어진 황재균은 아웃 당했지만 강민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점수는 4-0이 됐다. 예상치 못하게 소사가 시작부터 크게 흔들린 것.
롯데 김원중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1회말 연속 세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신인투수가 힘들어하는 첫 등판 1회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히메네스와 채은성을 각각 뜬공과 땅볼로 아웃시키며 2실점했다. 이천웅에게 적시타를 맞고 한 점 더 내줬고 양석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유강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승부가 결정지어 진 것은 6, 7회였다. 롯데는 이정민-이명우-김성배-윤길현-이성민으로 이어지는 핵심 불펜진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LG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오지환이 내야안타를 터뜨리며 시작한 흐름. 정주현과 이병규(7번)의 연속안타 그리고 박용택의 볼넷까지 이어졌다. 채은성이 내야안타와 이천웅의 3타점 적시타 터지며 대거 5득점했다. LG는 7회초 동점을 허용했지만 곧이어 7회말 하위타선이 분전하며 다시 도망가는데 성공했다. 유강남과 오지환이 달렸고 이형종이 적시타를 때렸다. 9회초 롯데가 다시 동점을 만들며 무섭게 추격했지만 10회말 LG의 타선이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차지했다.

↑ LG의 에이스 헨리 소사(사진)가 롯데전에서 1회초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나머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경기 후반 LG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최근 기세 좋은 롯데 불펜을 상대로 확실한 공격능력을 선보였다. 채은성과 정주현, 이천웅 세 선수 모두 멀티히트를 때리며 LG 타선을 이끌었다. 6회말 이후 7회초, 9회초까지 다시 동점을 허용했지만 곧이어 바로 다시 달아나는 저력을 선보였다.
롯데는 김원중에 이어 구원 등판한 불펜진이 아쉽다. 이정민이 2이닝까지 잘 막았으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이명우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했으며 김성배도 실점을 막지 못했다. 다시 동점이 된 상황에서도 등판한 필승카드 윤길현은 LG 타선의 불을 끄는데 실패했다. 이성민도 경기 후반을 책임지지 못하고 역전을 계속 허용했다. 롯데는 한 발 빠른 투수교체가 이뤄지지 못했고 구원투수들의 구위도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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