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어느 팀과 한 조에 속하느냐보다 어떻게 준비하고 경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백번 천 번 맞는 말이다. 상대팀명을 듣고 코웃음 치다 코가 납작해진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앙숙 이란을 제외하고 한 수 아래 전력을 지닌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시리아, 중국과 한 조에 묶였다고 ‘꿀 조’란 단어를 섣불리 꺼낼 수 없는 이유다. 꿀병 안에 든 것인 꿀인지, 된장인지 열지 않고 어찌 알까.
현시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은 역대 전적, 이동 거리, FIFA 랭킹과 같은 숫자를 뒤적거려 향후 경기를 짐작하는 일 정도인 듯하여, 뒤적거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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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A조에 속했다. 오는 9월 1일 중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1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사진=MK스포츠 DB |
○ 피로 덜어주는 중국
각국 수도를 중심으로 비행 거리부터 계산했다. 서울 기준 시리아 다마스쿠스가 7884km로 가장 멀었고, 카타르 도하(7109km) 이란 테헤란(6561km)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4890km)가 뒤이었다. 중국 북경은 953km에 불과했다.
총 이동거리는 2만 7397km.
한국이 일본 대신 B조(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태국)에 속했다면 3만 3858km를 날아가야 했다. 테헤란을 한 번 더 가고 안 가고의 차이다.
최종예선에선 중국과 거리가 가까운 덕을 볼 듯하다. 9월 1일 중국과 홈경기를 마치고 떠나는 시리아 원정(9월 6일), 내년 3월 23일 중국 원정 후 갖는 시리아와 홈경기(3월 28일)는 거리, 기후, 시차 등의 환경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하다.
○ 큰 의미 없는 FIFA랭킹
4월 기준 FIFA 랭킹은 한국이 속한 A조가 조금 더 높다. (73대 76.5위) 큰 의미가 없다. 이미 1번 시드는 아시아 랭킹 1~2위, 2번 시드는 3~4위와 같은 식으로 구분했다. 5번 시드 중에서 A조의 카타르(83위)가 B조의 이라크(105위)보다 22계단 위에 있으나, 아래 다룰 역대전적에서 보듯이 한국 입장에선 ‘도긴개긴’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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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한번은 만나야 하는 적. 이번만큼은 테헤란 징크스를 끝내길 기대한다. 사진=AFPBBNews=News1 |
○ 어차피 승률은 50%
A조 5개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은 총 84전 42승 26승 16패로 승률은 정확히 50%다. 유일하게 한국을 앞지르는 이란을 제외하면 승률은 약 59%(33승 19무 4패)로 치솟는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에 공평하게 1패씩만 나눠주었다.
B조에는 통산전적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팀이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렇게 두 팀 있다. 하지만 다른 팀까지 모두 합치면 127전 61승 39무 27패로 승률은 A조와 엇비슷한 48%가 된다. B조에 속했어도 좌절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역대전적’만 놓고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 2018 러시아
vs 이란(9승 7무 12패)
vs 우즈베키스탄(9승 3무 1패)
vs 중국(17승 12무 1패)
vs 카타르(4승 2무 1패)
vs 시리아(3승 2무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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