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지난 몇 년 사이 KBO리그 팀들의 기조가 ‘육성’으로 옮겨지고 있다. 많은 출혈이 필요한 FA 영입보다 육성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면 그 효율성은 배가 된다. 무엇보다 ‘원조 화수분’인 두산 베어스의 최근 기세가 이를 잘 설명한다. 육성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전략의 결정체를 두산이 잘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개막 후 3주 여가 지난 상황에서 시즌 14승 1무 4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FA 영입도 없었고 외야수 김현수까지 이탈한 상황. 모두들 디펜딩 챔피언의 올 시즌 초 기세를 예상하지 못했다. 굵직한 영입을 한 몇몇 팀에게 시선이 쏠렸지만 두산은 보란 듯이 순위표 가장 윗자리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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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 화수분의 주인공 두산 베어스의 2016시즌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사진=MK스포츠 DB |
주전 선수들 외에도 최주환-김재환-조수행-박세혁 등 백업 멤버조차 탄탄하다. ‘이천 베어스’에서 호시탐탐 1군 자리를 노리는 예비 화수분 세력들도 만만치 않다. 야수진 하나만큼 누굴 쓰고 누굴 올려야 할지 고뇌에 빠지게 할 두산의 전력층이다.
물론 이런 화수분 야구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항이다. 두산이 육성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인 시점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MF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 시절 2군 훈련장에 최신 웨이트 트레이닝장 등 새 시설을 만들면서 화수분 야구의 터를 닦았다.
본격적인 화수분 야구의 장을 연 때는 2005년 이천 베어스 파크(당시 베어스 필드)를 개장한 시점이다. 투자가 제대로 시작되자 2000년대 중반부터 화수분 야구 시즌 1이 시작됐다. 신고 선수 신화를 이어간 김현수와 이종욱이 외야 신진 세력으로 나섰다. 손시헌과 고영민도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의 믿음 아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관심과 투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기존 2군 시설이 다시 업그레이드되면서 더욱 더 체계적인 유망주 육성의 장이 완성됐다. 기존 시설의 두 배 규모로 증축 공사가 이뤄졌고 실내 연습장이 따로 신설됐다. 숙소도 1인1실로 변경됐고 당시 국내 최초로 아쿠아 치료실을 만들었다. 최신식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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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의 숙원이었던 V4를 부임 첫 해 이룬 김태형 두산 감독. 젊은 선수단을 2016시즌에도 잘 이끌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무엇보다 유망주에게 가장 큰 성장 포인트 중 하나는 군 입대다. 두산 프런트에서 가장 신경 쓰는 요소 중 하나다. 대부분 군 복무를 마치고 온 두산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정말 좋은 시기에 군대를 갔다 왔다는 것. 몇 년 후 공백이 예상되는 포지션을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군 입대를 계획한다.
올 시즌 같은 경우 포수 박세혁이 가장 이상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 공수에 있어서 물이 오른 주전 포수 양의지지만 144경기로 늘어난 시즌을 모두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 휴식도 필요한 데다 든든한 백업 포수의 유무는 한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큰 힘이 된다. 군 복무 중 퓨처스 리그에서 많은 출전으로 공수가 탄탄해져서 돌아온 박세혁은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사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두산의 화수분 시즌 2는 지난 2013년이 기점이 됐다. 그 해 한국 시리즈 준우승 후 이종욱-손시헌-최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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