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통산 109승 투수 장원삼(삼성)은 ‘짝수 해’에 특히 잘했다. 짝수 해에는 두 자릿수 승리가 기본이었다. 하지만 2016년은 뭔가 꼬였다.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허리 통증으로 출격이 늦어졌다.
지난 4월 17일 잠실 두산전에 첫 등판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패전투수. 이후 2번의 등판서도 웃지 못했다. 만루 홈런을 맞아 스스로 리드를 못 지키거나 불펜이 지켜주지 못했다.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27(16⅓이닝 16실점 15자책)을 기록했다. 첫 승 소식은 늦었으며, 기대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다.
그래도 희망의 빛은 보였다. 지난 4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2방을 맞아 2실점(5⅔이닝)을 했으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앞으로 꾸준하게 잘 해야 한다. 선발진에 부상자가 많다. 장원삼, 윤성환, 웹스터 등 3명이 버텨줘야 한다”라며 베테랑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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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삼은 2010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뒤 어린이날 등판 시 평균자책점 1.80(3승)을 기록했다. 2016년 어린이날에도 그 쾌투 행진은 계속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 기분 좋은 징크스는 올해도 계속됐다. 장원삼은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5회 2사 김하성의 홈런 이전까지 퍼펙트 피칭, 14타자를 상대해 단 1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장원삼의 4월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71로 높았다. 상당히 대비됐다.
투구수 관리 능력도 최고 평점이다. 1회를 공 5개로 마친 장원삼은 6회까지 67개의 공 밖에 안 던졌다. 11구 이하 이닝이 4번(1회, 3회, 4회, 6회)이었다.
다만 7회가 유일한 ‘오점’이었다. 잇단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대타 박동원과 풀카운트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7회 투구수는 24개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훌륭했다.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
공교롭게 어린이날 등판 장소는 모두 대구였다. 대구 및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삼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격년으로 전해준 장원삼이다. 최다 이닝(5⅔이닝→6⅔이닝), 최소 피안타(7개→3개)
삼성은 지난 4월 1일 두산과 KBO리그 개막전 이후 시즌 2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2만4000장의 표가 일찌감치 다 팔렸다. 어린이날 특수를 누렸다. 그 특수는 흥행만은 아니었다. 장원삼도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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