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4승 이후 2패. 평균자책점은 1.38에서 3.19로 상승했다. 기록표만 보면, 분명 좋았던 게 나빠졌다. 그런데 그 생각이 그만큼 그를 향한 시선과 기대가 달라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 겹씩을 벗긴다면, 꽤 훌륭하다. 1선발이 아니라 5선발이다. 그리고 이제 ‘제대로’ 첫 테이프를 끊은 ‘1군 1년차’다.
신재영은 박주현과 함께 넥센의 2016년도 신상품 중 가장 인기가 높다. 실적부터 훌륭하다. 거침이 없었다. 27세의 나이에 가진 프로 데뷔 무대에서 승리를 하더니 4경기를 내리 이겼다. 토종 선수로 KBO리그 데뷔 후 연속 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최다 이닝 무볼넷 신기록(30⅔이닝)마저 갈아치웠다.
그런데 가팔랐던 상승 곡선이 다소 꺾였다. 지난 4월 29일 고척 SK전에 이어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잇달아 패전투수가 됐다. 피안타가 꽤 많아졌다. 장타 비율도 높았다. 삼성전의 경우, 6개 중 장타가 4개였다. 보크를 범하며 실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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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신재영은 11일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구위, 구종, 구속 등은 이전과 비교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삼성전에 공이 다소 몰린 경향도 있는데, 그날따라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 탓에.
손혁 투수코치는 “(신)재영이의 공 자체는 나쁘지 않다. 마운드 위에서 너무 자기 생각이 많아 그렇다. 프로 경험이 부족하니 혼동을 느낄 때도 있다. ‘내 공이 분석돼 읽히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혹은 저렇게 바꿀까’ ‘구종을 새로 추가해야 하나’ 등등 고민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겪어가며 배워가는 과정이다. 스스로 느끼고 배워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 코치는 신재영에게 자신의 경험담도 이야기해줬다. 1997년 LG 시절 선배들의 부상으로 선발투수로 나간 손 코치는 4연승을 하다가 4연패를 했다. 그때 자신도 지나치게 자기 생각이 많았다고. 자신의 공보다 상대의 배트에 신경을 썼다는 것. 그 경험을 토대로 한 가지를 주문했다. “평소처럼 하던대로 자신 있게 공을 던져라.”
1년 내내 잘 할 수 없다. 신재영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언젠가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첫 위기가 왔다며 여기고 있다. “잘못해도 빨리 잊겠다”고 했다. 그 긍정의 마음이 자신의 강점이라며. 잘 배웠고 잘 잊었다. 그리고 신재영은 이해가 빠르다. 손 코치의 조언을 한 마디씩 귀담아 들었다.
개인 5승을 향한 삼세번이다. ‘또 다른 의미’의 삼세번이기도 하다. 신재영은 운이 없었다. 그리고 상대가 좀 더 잘 했던 것이다. 제 몫은 다하고 있다. 4승 평균자책점 3.19을 올린 5선발은 다른 9개 구단이 봐도 부러운 활약상이다(그는 팀 내 선발진 중 다승 및 평균자책점 1위다). 거품은 원래 없었기에 꺼질 거품도 없다. 박승민 불펜코치는 “지금껏 보여준 게 다가 아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다”라며 신재영의 실력과 잠재력
신재영은 “두 번 이상 상대한 팀이 없다. 다 달랐다. 롯데전도 그렇다. 반복적으로 상대하며 내가 분석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공을 하던대로 던질 것이다. 분명 (지난 2번과는)달라질 것이고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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