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5월 8경기 평균 소화 이닝이 3이닝. ‘반쪽짜리’도 못 되고 있는 게 현재 kt 위즈 선발진의 ‘불편한 진실’이다.
kt는 올 시즌 선발투수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투수들에게 한 번이라도 기회를 더 주려는 의도에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초반에는 외국인 선발투수 3명의 이닝 소화 능력에 기대 국내 투수 3명의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그러나 요한 피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1차적으로 계획이 어긋났다.
이후에는 다 같이 부진한 추세다.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슈가 레이 마리몬 정도가 제 몫을 해줄 뿐.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는 4월말(26일 수원 롯데전) 처음 7이닝을 소화해내며 다음 등판에 기대를 모았지만 그 후 2경기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⅓이닝, 2⅓이닝 만에 강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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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투수로 커가는 ‘성장통’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 불펜투수들이 더욱 고통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kt 선발진은 집단 부진에 빠져있다. kt가 12일까지 치른 시즌 총 33경기 중 ‘호투 여부를 떠나’ 선발이 6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8경기에 불과하다. 5이닝 이상으로 확장해도 17경기, 절반 수준이다. 이 중 4명의 국내 선발투수는 18경기에 등판했는데 선발승은 1번,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는 2번이 전부(모두 정대현이 기록)다.
최근 기록은 더 심각하다. 5월 들어 치른 8경기 중 kt 선발진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11.31을 기록하고 있다. 완전히 비정상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평균자책점 12.08) 마운드 다음이다. 선발투수의 평균 이닝도 3이닝으로, 한화(2⅔이닝)와 막상막하다. 차이점은 코칭스태프의 성향이다. 퀵후크 논란이 빈번한 한화와는 달리 kt 코칭스태프는 오히려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가려 한다. 선발투수들에게 최대한 승리를 안겨주고 싶어 투수 교체 타이밍을 끌다가 경기를 내줄 뻔한 일도 적지 않다.
선발투수 하나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속이 타들어가는 기분”이라던 조범현 감독의 말은 어엿한 선발투수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충을 그대로 드러낸다. 코칭스태프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당장 불펜에 걸리고 있는 과부하는 더 문제다.
고영표, 장시환 등 ‘필승조’의 등판 시점은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소화 이닝 및 투구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2일 광주 KIA전을 보면 선발 정대현과 그 뒤를 이어 구원 등판한 고영표의 투구 이닝(2⅔이닝)은 똑같다. 8일 수원 한화전(선발 주권 3이닝-구원 고영표 3이닝) 역시 마찬가지. 7일 수원 한화전(선발 정성곤 1⅔이닝-구원 장시환 3⅔이닝)서는 필승조 장시환의 투구 이닝이 선발투
kt 선발투수에 한해서는 ‘무리수’ 기용이 전혀 없다. 하지만 선발들이 주 1회 등판하면서 5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되는 경기가 축적되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불펜진에 넘어가고 있다. 공 하나, 이닝 하나에 더욱 책임감을 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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