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삼성이 폭투로 동점을 만들고 포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던 지난 17일 밤. ‘약속의 땅’ 포항의 기운을 잔뜩 받으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두 번이나 상대 실수를 유도한 ‘영험한’ 이지영의 활약도 돋보였으나 밥상을 차린 박해민의 기막힌 안타도 인상적이었다.
박해민은 100% 컨디션이 아니다. 옆구리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지난 15일 대구 롯데전부터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15일 경기에는 휴식을 취했지만, 이틀 뒤에는 조커로 활용됐다.
3-4로 뒤진 8회, 백상원이 2루타로 출루하자 대주자로 나갔다. 그리고 조동찬의 희생번트로 3루에 간 뒤 정우람의 폭투로 홈을 밟았다. 동점 득점.
이어 10회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에 섰다. 박해민은 정상 타격이 어려웠다. 류중일 감독은 “공을 배트에 맞히면 괜찮겠지만, 헛스윙 시 통증이 커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 박해민은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0회 내야안타를 치며 삼성 라이온즈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한화의 수비 시프트에 ‘빈 틈’이 보였다. 유격수 방향으로 공을 보내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박정진의 3번째 140km 속구에 배트를 휘둘렀다. 툭 갖다 맞히는 정도. 그의 의도대로 땅볼 타구는 절묘한 곳으로 갔다. 유격수 하주석이 포구했으나 1루로 송구하기엔 늦었다.
이 기막힌 내야안타로 한화를 흔들었고, 삼성은 이후 사구와 포일로 시즌 18번째 승리를 거뒀다. 함박웃음 짓던 류 감독은 “잘 했다”라며 박해민을 칭찬했다.
숨은 승리의 주역인 셈이다. 박해민은 하루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상 타격이 힘들어 ‘저쪽’으로 치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
그러면서 그는 “밀어 대는 것도 상대와 수 싸움이다. 평소 연습을 많이 한다. 해마다 10번 정도 시도하는데 4~5번은 성공하는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