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올해(6)는 지난해(10)보다 포항 경기가 더 줄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이 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발언에 삼성 관계자는 말없이 미소로 답했다. 마음 같아서야 얼마나 자주 찾고 싶을까. 갈 때마다 술술 풀리는데.
‘약속의 땅’ 포항은 ‘승리의 땅’이다. 삼성은 지난 18일 한화를 13-2로 대파했다. 2012년 이후 포항 성적이 28승 6패. 승률이 무려 0.824이다. 포항구장의 입장권이 최고 3만원인데, 포항 야구팬은 거뜬히 지갑을 열 듯. 관전할 때마다 이기니까. 삼성은 2014년과 2015년 포항에서 딱 1번씩만 졌다.
올해도 삼성은 포항에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승패 차감 ‘-2’로 포항을 방문했다가 금세 ‘0’으로 돌렸다. 지난 4월 21일 광주 KIA전에 이후 28일 만이다. 연장 전승(3) 기록도 이어갔다. 20패를 걱정했는데 20승을 기대하게 됐다. ‘+1’과 함께, 그리고 첫 싹쓸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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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한화 이글스에 13-2 완승을 거두며 19승 19패를 기록,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포항에 오기 전까지 5월 타율이 0.280에 그쳤던 이승엽은 포항의 기운을 받아 맹타를 휘둘렀다. 1900안타 달성에 이어 기나긴 홈런 침묵도 깨트렸다.
영양가도 높았다. 지난 17일 10회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어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더니 하루 뒤에는 첫 타석부터 3점 홈런을 치며 승기를 가져왔다. 이승엽은 “포항과 관련해 워낙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하는데 그보다 더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매번 쳐도 1안타에 그쳤던 조동찬은 지난 18일 경기에서 장타 2방(홈런, 2루타)으로 시즌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터지며 득점, 하위 타선은 더욱 무게감을 갖췄다.
지난 10일 잠실에서 최악투를 펼쳤던 장원삼은 6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호투했다. 지적받았던 릴리스포인트 부분도 한결 좋아졌다. 포수 이흥련은 “원삼이형의 체인지업은 올해 경기 중 최고였다”라고 했다.
선발진은 물론 불펜도 안정됐다. 마무리 심창민은 2이닝 동안 완벽투를 펼쳤으며 임대한, 백정현, 김대우, 장필준도 무실점 행진에 동참했다. 연결 과정도 상당히 매끄러웠다. 5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 피안타는 하나도 없었으며, 볼넷만 딱 1개 내줬을 따름이다. 벽이 단단해지고 있다.
삼성 선수들은 “포항에서 집중이 잘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포항의 높은 승률은 그들을 더욱 힘내게 만드는 자신감이다. ‘약속의 땅’을 신경 쓰고 있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
이승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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