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이렇게도 졌고, 저렇게도 졌다. 그렇게 패하는 게 일상이 됐다. 성적표는 패배만 바뀌고 있다. 승리와 순위는 제자리걸음이다.
한화가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1일 NC를 6-5로 꺾은 게 마지막 승리다. 지난해 8월 16일 이후 275일 만에 다시 방문한 포항에서도 씁쓸함만 맛보고 있다. “내일은 이기겠습니다.” 한화 선수단이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쓸쓸이 퇴장하는 풍경은 일주일 넘게 반복되고 있다. ‘오늘은 이기겠지’ 기대보다 ‘오늘은 이길까’ 걱정이 앞선다.
연패가 익숙하다. 18일 현재 3연패, 4연패, 5연패, 6연패, 7연패 등을 모두 한 차례씩 경험했다. 앞으로 2번 더 질 경우 시즌 최다인 8연패를 세운다. 그리고 30패까지.
10승까지 가는 길이 참 험난하다. 9승 당시 한화의 패배는 22패. 누가 봐도 10승이 먼저일 것 같았지만, 이제는 30패가 먼저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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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의 승리 시계바늘은 일주일이 넘도록 ‘9’에서 멈춰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는 셈. 이대로 간다면 역대급 꼴찌가 될지 모른다. kt는 지난해 37경기에서 7승 30패를 기록했다. 그래도 4연승이라도 내달렸으며, 분패가 적지 않았다. 한화는 3연승이 최다. 최근 6연패 동안 무려 50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에는 13피안타 10사사구로 13점을 헌납, 5월 들어 두 자릿수 실점만 5번(12경기 중)이다.
엉뚱하게 맨 아래에서 독주 페이스다. 지난 3일 KIA가 10승 이후 홀로 한 자릿수 승리다. 아홉수에 고생하는 것도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를 빼고, 삼세번 만에 9승에서 10승이 된 삼성과 KIA가 가장 많은 도전 횟수였다. 두산, 넥센, kt, LG는 1번에 성공했다.
9개 구단의 ‘표적’이 되면서 1승을 올리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지난해 초반 kt를 상대하던 심정과 같다. 게다가 마가 낀 것 같이 ‘그냥’ 안 된다. 어떻게 하든지. 자멸도 옵션 중 하나다. 지난 이틀간 포항 경기는 삼성이 잘 했다기보다 한화가 못 했다는 쪽에 가까웠다.
한화는 이 고비서 한 번만 이기면 될 것 같다는데, 그 고비는 매우 빠른 턴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 고비를 넘기고 숨을 돌리기도 전에 다음 고비가 찾아온다.
한화는 19일 로저스 카드를 꺼낸다. 3번째 선발 등판.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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