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불과 이틀 전, 웸블리에서 FA컵 우승컵을 들었다. 하지만 12년 만의 우승, 퍼거슨 시대 이후 첫 트로피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수뇌부의 결정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하루 뒤 루이 판 할 감독(64)은 “이제 끝났다”고 기자들에게 말했고, 24일 퇴진이 확정했다.
판 할 감독이 부임 2년 만에 맨유를 떠난다. 24일(한국시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이 공표했다. 에드 우드워드 구단 부회장은 “지난 2년 판 할 감독과 그의 코치진은 12번째 FA컵과 같은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어린 선수들이 높은 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멋진 앞날을 기원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판 할 감독도 “3년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 건 실망스럽지만, 맨유와 같이 위대한 구단의 사령탑을 맡은 건 실로 영광이었다. FA컵 우승은 내 감독 경력을 통틀어 가장 특별한 성과였다. 나를 적극 지지해준 구단, 선수,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남긴다”며 고별인사를 남겼다.
![]() |
↑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이전 소속팀 아약스, 바르셀로나, AZ알크마르, 바이에른뮌헨 시절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유일하게 맨체스터에서만 리그를 제패하지 못했다. 사진(영국 맨체스터)=AFPBBNews=News1 |
판 할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인도한 뒤, 곧장 맨체스터로 날아왔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퇴진 후 뒤숭숭한 구단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며, 2014-15시즌 팀을 리그 4위로 안내했다. 지난시즌에는 리그 5위를 기록,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따지 못했지만, 12년만의 FA컵 우승을 거머쥐며 박수를 받았다.
그는 “FA컵에서 우승하면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 “나는 여전히 맨유 감독”이라며 임기 마지막 시즌인 2016-17까지는 남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수뇌부의 생각은 달랐다. 제시 린가르드(24), 마커스 래쉬포드(19)와 같은 어린 선수를 발굴하고, 1군 선수로 빚어낸 성과와는 별개로 장기적으로 팀을 다시 우승권으로 끌
맨유는 판 할 감독의 후임으로 조세 무리뉴(53) 전 첼시 감독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일 무리뉴의 에이전트가 구단을 방문할 예정으로 조만간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