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9일 전에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A투수는 3이닝만 던졌고, B투수는 8이닝을 책임졌다. 아픈 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유는 하나, 부진이었다. A투수는 무려 9실점(6자책)을 허용했다. B투수가 2점만 내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A,B투수의 활약상에 따라 경기 승패도 일찌감치 갈렸다. 16-2, 14점차의 대승 혹은 대패였다. 어렵지 않은 퀴즈다. A투수는 장원삼(삼성), B투수는 소사(LG). 두 투수는 극과 극 피칭을 펼쳤다. 이전 등판과 비교해도 반전. 어린이날 특수를 누렸던 장원삼은 시즌 최악투였으며, 기나긴 무승의 터널에 갇혔던 소사는 시즌 최고투였다.
그러나 그 뒤 4주간의 행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4번씩 등판했는데 아주 비슷했다.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도 3번으로 같았다. 26⅓이닝 14실점(13자책)의 장원삼과 26이닝 14실점의 소사였다. 꽤 닮은 기록이다. 평균차잭점도 4.44(장원삼)과 4.85(소사)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들이 부러진 건 1번씩이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게 더 많았다. 점점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는 셈이다.
↑ 장원삼(왼쪽)과 소사(오른쪽)는 29일 만에 잠실구장에서 다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번보다는 초반 팽팽한 싸움이 전개됐으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소사의 공은 묵직했다. 삼성 타자들은 또 다시 소사의 공을 치는데 애를 먹었다. 장타는커녕 연타도 어려웠다. 박해민의 2루타로 만든 3회 2사 2루가 가장 좋은 찬스였을 정도. 지난해까지 잠실구장서 펄펄 날았던 장원삼도 초반 두들겨 맞지 않았다. 4회까지 소사와 팽팽한 힘 겨루기였다. 2회 유강남에게 홈런(1점)을 허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유강남에게 홈런을 맞은 게 문제였다. 장원삼은 5회 다시 맞붙은 유강남에게 인코스로 속구를 던졌다가 또 홈런을 허용했다. 치열한 다툼에서 홈런 2방은 컸다. 그리고 유강남의 연속 펀치(홈런)에 링 위의 장원삼을 휘청거렸다.
장원삼은 5회를 매조 짓지 못했다. 볼넷, 안타, 안타, 볼넷. 1사 2,3루의 전진 수비 시프트도 뚫렸다. 그리고 히메네스에게 던진 139km 속구는 강펀치(2점 홈런)로 날아왔다. 4회까지 장원삼과 5회의 장원삼은 전혀 달랐다. 또 조기 강판이었다. 4⅔이닝 8피안타 3피홈런 6실점.
장원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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