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1일 프로야구 종합)
이번 주말시리즈의 콘셉트는 ‘심장병 주의보’다. 두 경기가 연장전, 한 경기가 9회 역전이었던 전날(10일)에 이어 토요일엔 세 곳에서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한점 차 승부가 펼쳐졌다. 7회 역전, 9회 역전이 잇달아 나오면서 5개 구장 모두에서 선제리드를 지킨 팀은 아무도 없었다.
숨 막히는 ‘뒤집기’ 트렌드에 선두 두산마저 휩쓸렸다. 롯데에게 8회 4점차 리드를 따라잡히고 9회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그러나 NC는 한점차 간격의 위력을 보였다. 턱밑까지 따라왔던 SK의 추격을 끝내 따돌리고 팀 창단 최다인 9연승을 달렸다.
오로지 ‘폭주 NC’만이 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확정한 채, 나머지 네 곳에선 모두 전날의 패전팀이 설욕에 성공했다. 넥센과 삼성이 각각 4연패, 3연패를 끊었고, KIA는 3연승에 실패했다.
↑ 9회 대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한 롯데 손승락-김준태 배터리가 경기 직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올해의 ‘혈전’을 담당하고 있는 매치업인 LG-한화전은 7회 재역전한 LG가 승리를 가져갔다. LG는 1-3으로 끌려가던 7회 1사후 정상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용택의 안타와 정성훈의 땅볼로 1점을 따라붙어 송창식(한화)을 흔들었다. 이어 이병규의 몸에 맞는 볼, 히메네스의 1타점 동점타로 송창식을 강판시켰고, 후끈한 마운드를 이어받은 심수창의 폭투 때 결승점을 뽑았다. 이날 경쟁자들의 홈런 추가로 홈런 공동선두에서 밀려난 히메네스지만 7회 동점타 포함, 4안타로 LG의 팬사랑 만큼은 넉넉히 챙겼다. 지난달 18일 kt전 이후 12경기째 실점이 없는 LG의 철벽 셋업맨 신승현은 6회 2사후부터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얼리고 시즌 3승째를 따냈다.
NC의 9연승 폭주는 SK 김광현도 당해낼 수 없었다. NC는 3회 테임즈(3점)-이호준(1점)의 백투백홈런, 5회 이호준의 연타석홈런(2점) 등 세방의 홈런으로 김광현에게 5이닝 10피안타(3피홈런) 7실점의 수모를 안겼다. SK는 3점차 리드에서 6회 등판한 NC 셋업맨 김진성에게 김민식이 2점홈런을 때려내며 1점차 까지 추격했지만, 최금강-임창민의 벽은 뚫지 못했다.
↑ NC 테임즈가 11일 문학구장 SK전서 시즌 17호인 3회 역전 3점홈런을 터뜨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문학)=옥영화 기자 |
고척돔에선 전날 9회 한점차 리드에서 승리를 놓쳤던 넥센이 무사히 한점의 간격을 지켜내면서 4연패에서 벗어났다. 6이닝을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막은 피어밴드는 지난달 6일 이후 한달여만의 승리로 3연패 끝에 시즌 4승째(5패).
전날 KIA가 열아홉 루키 정동현의 데뷔 첫 승으로 삼성의 ‘100승 우완’ 윤성환에게 완투패를 안겼던 광주에선 삼성이 ‘11년차’ 김기태의 데뷔 첫 선발승으로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완투패를 되갚았다. 김기태는 선발승의 고비가 됐던 5회 밀어내기 몸에맞는 볼로 실점하는 등 진땀을 흘렸지만, 통산 6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올시즌 지독한 불운으로 맘고생이 깊은 KIA 양현종은 9이닝동안 125구를 던지면서 8피안타 5실점으로 버텼지만, 끝내 시즌 7패째(1승)를 기록해 개막 두달반만에 지난해의 패전(6패)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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