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야구팀] 한주간의 그라운드에는 안타만큼이나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7일부터 12일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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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주영 기자(tmet2314@maekyung.com) |
7일 수원구장 두산 더그아웃을 찾은 옛 팀 후배 유민상(kt)에게 다음날 선발 유희관(두산)이 ‘뜨거운 우정’을 약속했다. “(너한텐) 직구 던질게.” “진짜죠? 변화구 들어오면 마운드 방문합니다.” 좋아하긴 이르다. 상대는 유희관이다. “근데 볼로 던질 거야.” 명불허전. 그리고 만만찮은 후배. “땡큐죠. 1볼로 시작하겠네요.” 8일 유민상은 유희관에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유희관은 7이닝 5실점(4자책)으로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설전’에선 패자가 없었는데, 왠지 경기에선 승자가 없었던 느낌?
▶내 속 알면서.....
9일 잠실구장 삼성 더그아웃, 몸풀기를 마치고 들어오던 투수 정인욱이 류중일감독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내가 안녕하겠냐.” 전날 LG전에 선발 등판했던 정인욱은 2⅔이닝 6실점으로 조기강판했다. 특히 밸런스가 흔들리며 남발한 볼넷 6개를 벤치는 부글부글하며 지켜봤을 터. 외인 원투펀치가 모두 빠져있는 위기의 삼성 선발진에서 정인욱은 류감독이 큰 기대로 의지하고 있는 투수다. 바라는 게 많을 때 섭섭함도 큰 법. 역시 ‘까칠지수’는 ‘애정’의 크기와 정비례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마산아이돌’ 김성욱(NC)의 화려한 비상까지는 캄캄했던 무안타 터널과 그만큼 끈질겼던 김경문감독의 믿음이 있다. 4월10일 이후 지난 3일 롯데전까지 26타수 무안타였던 그는 열흘전까지만 해도 시즌 타율이 0.075였다. “그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12일 문학구장에서 털어놓는 ‘가슴앓이’. 김성욱은 이날 8회 역전 결승 3점홈런을 넘기면서 6점차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둑이 터진 듯 폭발한 타격감은 지난 5일 롯데전 이후 7경기 타율 0.387(31타수12안타)을 휘두르고 있다.
▶좋은 공기 쐬고 왔어요
10일 고척돔으로 돌아온 넥센 채태인. 열흘만의 1군 엔트리 합류소감이 개운하다. “좋은 공기 쐬고 왔죠.” 지난달 31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그는 일주일을 푹 쉬었고, 7일부터 퓨처스 3경기에서 감을 조율한 뒤 10일 콜업됐다. 교체 출전한 10일 kt전서는 2타수 무안타였지만, 선발타순에 복귀한 11일과 12일에는 각각 1안타, 2안타1타점으로 ‘돌아온 티’를 내면서 연승 라인업을 완성했다.
▶벌이 잘못했네
12일 김용희감독이 경기전 인터뷰 중이던 문학구장 SK 더그아웃에 갑자기 말벌이 날아들었다. “야구 안 된다고 저런 것도 나오나.” 지나가는 벌에라도 화풀이하고 싶은 요즘 김감독의 답답함. 경기가 안 풀린다. SK는 6월 11경기에서 2승9패로 속을 끓이고 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어깨통증 이후 퓨처스에서 재활 중인 안영명(한화). 회복단계에 돌입한 그가 김성근감독 앞에서 피칭점검을 받기 위해 8일 대전구장에 나왔다. “남들 야구하는 걸 TV로만 보려니 영 못 보겠네요.” ‘시청자 체질’일 리 없는 지난해 10승 투수는 한화의 제자리 찾기 레이스에 조만간 합류할 전망이다.
▶꽃을 문 남자
힘겨운 6월을 보내고 있던 KIA. 한화의 반등과 함께 꼴찌 추락이 눈앞이던 위기의 9일, 선수들의 눈빛이 빛났고 절박했던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그날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던 캡틴 이범호는 경기 전 선수들에게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고. “어느 팀이나 힘든 시기가 있다. 잘 견디자고 했다”니 과연 ‘꽃범호’다운 ‘꽃 같은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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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백상원이 7일 잠실 LG전에서 8회 8득점 뒤집기의 시작이 된 1타점 3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8일 인천구장의 롯데 손승락. 전날 1⅓이닝 1실점 세이브를 거뒀지만, 9회 1실점한 뒤 만루위기를 자초하며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어제 이겼습니다.” 결과만 기억하는 ‘클로저 멘탈’. 손승락은 이날도 팀이 3-0으로 앞선 8회 2사부터 등판, 9회 2실점하며 쫄깃쫄깃한 세이브를 따냈다.
▶왜 내게만
8일 잠실구장 복도에서 맞닥뜨린 ‘전날의 원수’, LG 윤지웅이 삼성 백상원에게 섭섭한 인사를 던졌다. “그러지 마세요. 같이 좀 삽시다.” 7일 LG가 2-0으로 앞선 8회 1사1루서 윤지웅은 백상원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했고, 삼성의 무득점이 깨지면서 윤지웅은 강판됐다. 이 장타 이후 삼성은 놀라운 몰아치기로 8회에만 8득점하며 역전승. ‘대형사고’의 결과가 결과니 만큼 미안했던 백상원의 변명은 “나 그거 하나 쳤어.” “그 하나를 왜 내 껄 치냐고?” 원래 같이 살기 힘든 게 야구다.
▶‘핏줄공격’은 반칙인데....
9일 수원구장,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전날 이대형의 주루를 칭찬하던 중 하필 그 앞을 지나가던 유민상(kt)이 눈에 띄어 느리다는 구박을 받았다. “민상이가 보기보다 빨라요”라고 감싸주는 ‘슈퍼소닉’. 내친 김에 반격에 나선 유민상.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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