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오클랜드) 김재호 특파원] "이대로 잊혀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14일(한국시간) 경기 전 만난 추신수는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 시간 배운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 당시 "내 자신에게 화가난다"고 말할 때 느껴졌던 분노는 씻겨나간지 오래였다. 대신 그의 표정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추신수는 이날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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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차례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추신수. 다시 시작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 어느 때보다 몸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즌을 준비한 추신수였다. 그러나 시작과 함께 종아리 부상, 이어 다시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왔다. 그사이 소속팀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전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이대로 잊혀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그속에서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 배움이란, 크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이라며 말문을 연 추신수는 "마지막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길까지 쉬지 않고 바로 쭉 가는 사람은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에게는 누구나 잠깐 쉬어가는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이 부상이 중간에 쉬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1부터 10까지 전부 다 얻는 것은 아니고,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1부터 10까지 다 잃는 것은 아니다. 그속에서도 챙겨야 할 것, 잊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재활을 하면서 시간이 많이 남다 보니 주위를 챙기고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졸업 뒤 바로 태평양을 건너 온 추신수는 지금까지 줄곧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는 늘 기회에 굶주렸고, 성공을 갈망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 온 그에게 지금의 부상은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친 자신을 쉬게 하며 배움을 얻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다시 일어난 추신수는 14일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며 남은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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