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신재영(넥센)이 더스틴 니퍼트(두산)에 이어 시즌 2번째 10승 투수가 됐다. 국내 선수로는 가장 먼저 도달했다. 올해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인 ‘중고 신인’이 14경기 만에 대형 사고를 쳤다.
신재영은 22일 고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시즌 베스트 피칭. 넥센이 4-1로 승리하면서 신재영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6연승과 함께 10승(2패)을 기록했다.
넥센이 국내 선수 선발 10승 투수를 배출한 건 장원삼, 마일영(이상 2008년), 이현승(2009년) 이후 4번째다. 무려 7년이 걸렸다.
신재영의 피칭은 판타스틱이었다. 최고 구속은 140km. 구속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뛰어난 완급 조절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6회 2사 2루서 이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가장 큰 위기. 그러나 최형우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불씨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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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신재영은 22일 고척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프로 데뷔 첫 10승을 기록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9승을 올렸으나 무덤덤했던 신재영이다. 그러나 10승이 걸린 이날 경기는 달랐다. 신재영은 “오늘따라 유난히 긴장이 됐다. 다들 ‘편하게 하라’고 조언해줬다. 지난 삼성전(5월 5일)에서 5회를 못 버텼으나 그 경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2,3점 안으로 막자고 마음먹었다. 포수 (박)동원이의 리드가 좋았으며, 야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10승을 올리니 가슴이 벅차다. 10번의 승리 중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넥센 선수들은 신재영에게 ‘거친’ 축하 세리머니를 해줬다. 물을 뿌리고 면도크림을 발라줬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느라 바쁜 신재영은 “이렇게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이 가장 감사하다. 그리고 동료들 모두 고맙다. 그 중에서 동원이가 특히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재영은 향후 목표에 대해 “10승을 했으니 앞으로 15승, 20승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계속 1승씩을 쌓아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빛나지 않으나 그 날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선수들에게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신재영은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언제 오느냐가 다를 뿐이다. 열심히 준비하다 찾아올 기회를 꼭 잡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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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혁 투수코치가 10승을 달성한 신재영에게 선물한 승리구.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