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고,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도 대체 선발은 나타난다.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있는 2016 KBO리그. 시즌 전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는 들어있지 않았지만 팀이 어려울 때 ‘짠’ 하고 나타나 그 자리에 눌러 앉은 대체 선발들이 있다.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에이스만큼이나 배부른 활약을 해주는 선수들 존재. 이것만큼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어울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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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주권-롯데 자이언츠 박진형-NC 다이노스 정수민, 3명의 신인들은 올해를 넘어 더 먼 미래까지 팀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적은 경험 딛고 어엿한 선발로, ‘신인 러쉬’
팀의 미래, 나아가 KBO리그의 미래까지 될 수 있다. 신인 투수들이 무럭무럭 커주면 리그 질도 함께 성장한다. KBO리그 신인투수 기준은 30이닝 이하. 그동안 ‘터질 날’을 기다렸던 젊은 투수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요즘 kt 위즈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는 주권(21)이다. 2015 kt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주권은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24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선발투수로는 3경기, 그나마도 ‘첫 번째 투수’에 가깝던 경기였다. 올해는 다르다. 우선 한 번 주어진 기회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내용에 비해 초반 결과는 좋지 않았다. 4,5회를 넘기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됐다. 그러나 5월 27일 수원 넥센전서 ‘각성’했다.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한 뒤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임팩트 면에서는 단연 최고.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22)은 박세웅(21)과 함께 젊어진 롯데 마운드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2013년 입단해 정규시즌 등판 기록이라고는 2015시즌 2경기 1⅓이닝이 전부였던 그는 어느덧 어엿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첫 선발 등판(5월 22일 두산전, 5이닝 무실점)부터 긍정적인 잔상을 남겼다. “버티기만 해다오”를 넘어 희망을 쏘는 투구를 이어가자 선발 한 자리는 어느새 그의 것이 됐다. 7경기에 꾸준히 선발 등판해 3승(1패)을 거두고 있다.
2016년 신인 NC 다이노스 정수민(26)도 선발 재목임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나 실패한 후,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NC가 2차 1라운드서 단번에 지명했다. 좀 더 익어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팀 사정상 빠르게 선발로 데뷔했다. 에릭 해커의 부상 등으로 선발 자리가 구멍이 나자, 5월 19일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해커의 복귀가 불분명하고 이태양마저 말소된 시점서 정수민의 역할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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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윤규진-삼성 라이온즈 김기태-두산 베어스 허준혁은 각기 다른 사정으로 선발투수 옷을 입고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마침내 찾은 ‘잘 맞는 옷’
원래 ‘선발 체질’이었을까. 구원투수로 더 많은 경기를 나서다가 선발로 보직 전환하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는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까지 필승 계투였다가 7년 만에 선발로 나서고 있는 한화 윤규진(32), 부상 선수들 틈에서 제 몫을 해준 삼성 김기태(29), 강한 선발진을 더욱 강하게 받쳐주는 두산 허준혁(26) 등이다.
윤규진은 부상으로 시즌 시작이 늦어졌다. 4월 중순에야 복귀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선발투수로 예고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첫 선발 등판에서 공 2개만 던지고 우천 노게임. 이후 중간계투로 합류했다가 5월 21일부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2009년 이후 첫 선발 등판. 윤규진은 여기서 기대 이상으로 잘 던지며 점점 선발로 굳어졌고, 이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팀 투수들의 보직이 대체로 불분명한 가운데 윤규진은 선발을 맡아 제 몫을 하고 있다.
6월 들어 ‘에이스 모드’를 보여주는 김기태도 있다. 6월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62. 그 동안 불펜에서 뛰었던 김기태는 올해 시작을 2군에서 했다. 2군에서 선발로 뛰었다가 5월초 1군에 합류해 불펜 보직을 소화했다. 그러다가 차우찬, 김건한 등이 던지지 못하게 되자 선발로 보직 전환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기태는 현재 팀의 ‘연패 스토퍼’로, 선발진 중 가장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롯데서 프로 데뷔한 허준혁은 5선발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허준혁은 사실 지난해 6월 중순부터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시즌을 앞두고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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