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한 리그의 어엿한 득점왕이긴 하나, 그들이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서 한 차원 높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 선수들의 성공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결론에 다다른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PSV→맨유) 디르크 카윗(페예노르트→리버풀)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리버풀) 윌프레드 보니(비테세→스완지시티) 등 잉글랜드 무대에 족적을 남긴 네덜란드 리거도 물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판니나 수아레스, 멀게는 데니스 베르캄프(아스널)처럼 기량을 펼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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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피스 데파이. 후반기에는 마커스 래쉬포드에도 밀렸다. 사진(영국 웨스트브로미치)=AFPBBNews=News1 |
멤피스 데파이(맨유). 2014-15시즌 PSV에인트호번 소속으로 22골과 함께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 제2의 호날두가 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어땠느냐고? 맨유에선 20골 모자란 단 2골을 넣었다.
새 감독 주제 무리뉴 부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헨리크 므키타리안의 영입과 맞물려 구단의 상징 번호인 7번을 빼앗길 가능성도 제기될 정도로 입지가 불안하다.
2006-07시즌 득점왕 아폰소 알베스(당시 SC헤렌벤)는 미들즈브러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1년 반만에 중동으로 떠났다. 서른둘에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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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뉴 곁에 짧게 머물다간 마테야 케즈만. 사진(영국 런던)=AFPBBNews=News1 |
2000년대 초반 시쳇말로 리그를 잘근잘근 ‘씹어먹은’ 마테야 케즈만(당시 PSV에인트호번)은 주제 무리뉴의 첼시에서 9번 유니폼을 입었다.
2002-03, 2003-04시즌 에레디비지에에서 2시즌 연속 30골 이상을 퍼부은 그가 스탬포드 브릿지에 남긴거라곤 7골(40경기)이 전부다. 1년만에 작별.
아약스 소속으로 득점왕에 올랐던 핀란드의 전설 야리 리트마넨은 바르셀로나를 거쳐 도착한 리버풀에서 부상 등의 이유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1시즌 만에 다시 아약스로 돌아갔다.
이러한 사실은 네덜란드 득점왕의 명과 암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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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공격수 빈센트 얀센은 지난 3월 런던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골맛을 본 적이 있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News1 |
한 리그의 정상에 오를 정도로 골 감각을 지닌 선수인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것은 맞다.
허나 네덜란드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 경기 속도, 리그 문화, 날씨 등에 적응하지 못하면 케즈만, 알베스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선배들은 몸소 말해준다.
토트넘홋스퍼가 12일 거금 1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으나, 토트넘의 수아레스가 될 가능성 만큼이나 제2의 케즈만이 될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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