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양훈(넥센)이 돌아왔다. 그는 7월의 마지막 날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지난 6월 3일 말소 이후 58일 만이다.
양훈의 합류는 반갑다. 또한 의미가 크다. 양훈은 넥센 코칭스태프가 꼽은 후반기 키 플레이어다.
3선발로 내정돼 준비한 시즌, 초반 행보는 좋지 않았다. 10경기에 나가 1승 4패 평균자책점 7.21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일 고척 삼성전에는 프로 데뷔 이후 최악투(3⅓이닝 12실점)를 펼쳤다 시즌 피안타율이 0.361이었다. 변화구 제구가 안 됐다. 결국 시즌 첫 2군행 통보.
넥센은 지난 5월 29일 이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투수를 2번 교체하고 양훈이 없는 가운데 순항 중이다.
마운드에 큰 탈은 없다. ‘10승 투수’ 신재영의 깜짝 등장과 함께 박주현, 최원태 등 신예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김세현, 김상수, 이보근 등 ‘초짜’ 불펜도 기대 이상으로 단단하다.
↑ 넥센 히어로즈의 양훈은 지난 7월 3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잘 다듬어지면서 좋은 과정을 거치고 있는 넥센 마운드다. 양훈이 없어도 되는 게 아니라 양훈이 있어야 더 강해진다. 손 코치는 “양훈이 후반기에 돌아와 얼마나 해주느냐가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양훈의 1군 복귀 준비과정은 더뎠다. 연습 도중 허리 통증을 느꼈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2군 등판은 2번(6월 22일 경찰전-7월 26일 삼성전) 뿐이다.
하지만 양훈의 복귀시기가 늦은 건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오래 전부터 양훈의 1군 합류 시점을 후반기로 정했다. 7월말 혹은 8월초였으니 날짜에 맞춰 복귀한 셈이다.
넥센 선발진은 경험이 많지 않다. 현재로선 밴 헤켄, 맥그레거, 신재영 등 3명이 고정이다. 박주현과 최원태가 잘 해주고 있지만, 언제 탈이 날지 모른다. ‘교대’가 필요한데, 그 카드가 양훈이다.
양훈은 당초 지난 7월 31일 대구 삼성전 선발투수로 예정됐다. 넥센은 박주현, 최원태를 관리 차원에서 주 2회 선발 등판시키지 않는다. 박주현은 지난 7월 26일 고척 두산전에 나갔다. 하지만 지난 7월 30일에 이어 31일 경기마저 이틀 연속 취소되면서 양훈의 복귀전은 미뤄졌다.
넥센은 정상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2일부터 롯데와 사직 3연전에 신재영, 밴 헤켄, 맥그레거를 차례로 내보낸다. 5일과 6일 고척 SK전에 누가 선발 등판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 2경기에 양훈의 선발 등판 여부는 미정.
7월 30일 경기가 우천 순연된 뒤 넥센은 이튿날 경기에 최원태를 선발투수로 예고하면서 양훈을 불펜 등판시키려 했다. 양훈이 롯데와 3연전에 불펜으로 나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손 코치는 “양훈의 불펜 피칭은 괜찮았다. 1,2번 실전 점검을 한 뒤 (감독님과 논의해)보직을 결정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양훈은 보직을 떠나 의지가 강하다. 7월까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던 만큼, 뒤늦게라도 제 몫을 해야 한다는 각오
양훈은 “피칭 밸런스는 나쁘지 않다. 2군에서 복귀 준비도 잘 했다”라며 “앞으로 뭐 있나. 그냥 잘 해야 한다. 밥값은 해야 하지 않은가. (보직을 떠나)묵묵히 내 역할을 하고자 한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시즌 끝까지 뛰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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