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후반기 순위싸움이 시작됐다. 그리고 후반기 판도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히는 교체 외인투수들의 뚜껑이 열렸다.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카드도 있고, 아직 확신하기 힘든 카드도 있지만, 이들의 성패에 많은 팀들의 희망이 걸려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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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들의 후반기 레이스 승부수인 교체 외인투수들이 베일을 벗으면서 각팀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왼쪽부터 카스티요(한화)-허프(LG)-서캠프(한화)-플란데(삼성). 사진=MK스포츠 DB |
단기적으로 위력적으로 통해야 하는 외인투수의 스펙으로서는 제구력보다 빠른 볼에 가중치를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국내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비해 아무래도 빠른 볼에 대한 경험과 대처가 떨어진다. 강속구 외인투수들의 경우, 국내 타자들이 선구안에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와 달리 국내투수들을 기르고 골라 쓰는 데는 결정적인 경쟁력인 제구력은 외인투수들을 뽑을 때는 크게 확신할 만한 스펙이 아닐 수도 있다. 섬세한 능력인 제구력은 국내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 변수가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지켜봐야 할 불확실성이 생긴다.
그런 면에서 서캠프(한화) 쪽은 아직 뚜렷한 장점을 찾지 못했다. 속구가 평범한 편인데 다양한 변화구가 있는 것도 아닌 듯하다. 제구력을 장점으로 발휘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는데, 짧고 굵게 성공해야 하는 ‘후반기 교체외인’ 카드로선 아쉬운 유형이다.
데뷔 한 달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넥센 맥그레거는 일단 빠른 볼이 썩 괜찮다. 다만 변화구도 빠른 편이라 빠른 공과 구속 차이를 충분히 벌리지 못하는 패턴이 보였다. 전문가들은 타자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뺏을 수 있는 투수의 이상적인 속구-변화구 구속 차이를 시속 30km 정도로 본다.
LG 허프와 SK 라라는 모두 빠른 볼의 구속과 위력이 살아있는 투수들이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허프는 변화구 구종 역시 다양해 보이고 최근 타자들에게 잘 먹힐 수 있는 체인지업이 쓸 만해 보여서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2⅔이닝 8실점(무자책)했던 지난 2일 두산전의 충격 이후인 다음 등판의 모습을 유심하게 지켜봐야겠다.
공 자체로는 괜찮아 보이는 라라의 경우, 변수는 선발 보직에 대한 적응력이다. 최근 몇년 동안 불펜 경험이 많았던 투수라고 하는데 경기를 길게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어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 교체 외인카드들의 역할이 특히 절박한 팀들은 하위권의 삼성 kt일 것이다. 아직 2~3경기 밖에 던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