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 시즌 LG 마운드의 대표 기대주였던 이준형(23)이 부상을 털어내고 1군에 복귀했다. 그 사이 역할은 다소 달라져있었다. 팀의 허리를 지키는 새로운 역할을 맡고 복귀전을 치른 이준형. 그는 스스로 몇 번이고 “재밌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준형에게는 역할보다 1군 무대 그 자체의 설렘이 가득했다.
시즌 초 LG를 들뜨게 만들었던 영건 이준형.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함은 물론이고 차세대 팀 내 에이스로까지 기대를 모았다. 리빌딩 중인 팀에 날개를 달아주기에 충분했다. 전반기 동안 얻은 성적은 11경기 출전 2승5패 평균자책점 6.08.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5선발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으며 향후 잠재력 측면에서는 더욱 고무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준형은 지난 6월18일 무릎부상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른 복귀가 점쳐졌지만 생각보다 회복은 더뎠다. 그의 5선발 자리는 한동안 쉽게 채워지지 못했고 한 달 반여가 흐른 지난 8월4일이 되어서야 고대하던 1군 무대에 재입성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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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우완영건 이준형(사진)이 지난 4일 한 달 반 이상의 공백기를 깨고 1군에 복귀했다. 선발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후반기는 불펜에서 시작하게 된 그는 보직보다는 팀에 보탭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재활하는 시기는 어떻게 보냈을까. 이준형은 “재활에 전념했다. 코치님들께서 상체가 쏠리는 현상을 지적해주셔서 그 부분을 신경 썼다. 최근 퓨쳐스무대 3경기에도 출전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아픈 곳은 없다”고 지난 시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구속도 (부상) 이전에 비해 큰 차이 없도록 유지했다”며 자신감을 함께 드러냈다.
염원하는 1군 무대에 다시 복귀한 이준형. 그런데 역할이 바뀌어있었다. 그 사이 임찬규가 5선발 역할을 만족스럽게 수행하며 기회를 얻었다. 지난 29일 NC전 및 4일 두산과의 경기서 연속호투를 펼친 임찬규는 향후 5선발 자리에서 더욱 기회를 받을 전망. 게다가 이미 LG는 우규민-류제국-헨리 소사-데이비드 허프로 이어지는 4선발이 굳건하다. 최근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결국 이준형은 불펜에서 롱맨 역할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1군 복귀전이었던 4일 두산전에서 박빙의 순간 등판한 이준형은 2⅔이닝 동안 1실점에 그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다음 날 양상문 감독 역시 당분간 이준형을 이처럼 중간에 내보낼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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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형(왼쪽)이 2군에 있던 시간 공교롭게 팀 또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의 복귀와 함께 LG 역시 시즌 초반의 기세를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이준형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물론 경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LG 선발마운드 상황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임찬규와 긍정적인 5선발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사령탑도 바라는 상황이 분명할 터. 다만 이준형은 경쟁의식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임)찬규 형이 룸메이트인데 서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정말 의지가 된다”고 경쟁자라는 개념보다 서로 도와주는 동료로서의 의미가 더 강함을 거듭 강조했다.
악몽 같은 7월 초중반 보냈던 LG. 그가 복귀하게 된 최근에는 연승가도를 달리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안 좋은 시기가 있지만 LG는 올 시즌 내내 반등의 시기를 만들어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저력이 보이는 부분.
이준형이 바라보는 이러한 좋은 흐름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팀 분위기를 꼽았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특히 (류)제국이 형이 주장으로서 젊은 투수들을 비롯해 선수단 전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제국이 형, (우)규민이 형 등 선배들이 앞장서서 젊은 선수들에게 여러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편이 좋다 등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많이 이야기 해주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젊고 경험이 적은 그의 입장에서 이를 상쇄할 용기와 자신감의 원천을 선배들의 조언으로 꼽은 것.
이준형의 올 시즌 목표는 분명했다. 1군에서 역할을 해내는 것. 궁극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그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싶었는데(그렇게 되지 못했다)...하지만 남은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 남아 역할을 하고 싶다. 팀이 매일 이겼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일 경기 박빙의 순간 이준형은 전반기와 다르게 익숙하지 않은 역할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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