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럭비 대표팀의 주장 질리언 포터(30)가 세상 그 어떤 금메달보다 값진 투혼을 선보이며 올림픽 무대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미국 여자 7인제 럭비 대표팀은 9일(한국 시간) 열린 5-6위 결정전에서 프랑스를 19대5로 꺾고 5위를 차지했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호주와 비기는 등 럭비 강국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이룬 성과다. 미국 언론들은 등번호 1번을 달고 팀을 이끈 주장 포터에 주목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농구를 하던 포터는 2005년 뉴멕시코대에 진학한 뒤 럭비를 만났다. 포터는 전향 6개월 만에 국가대표팀에 뽑히며 승승장구했지만 2010년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 경기 도중 충돌로 5번 경추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최악의 경우 신체 마비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 포터는 끈질긴 재활을 통해 다시 필드로 돌아왔고 2013년 7인제 여자럭비월드컵 동메달을 획득하며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포터는 2014년 관절에 생기는 악성 종양의 일종인 ‘활막 육종’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올림픽 출전을 바라보며 훈련하던 그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6차례나 항암 치료를 받으며 10kg 이상이 줄어든 포터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식사하며 노력했다. 동료들도 자선 모금활동을 벌이며 포터를 도왔음은 물론이다. “마치 지옥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치료 과정을 거친 포터는 2015년 3월 드디어 치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이것이 국가를 대표하는 올림피안이 지녀야 할 자세”라고 웅변한 포터는 “내가 다른 팀원에게 영감을 주듯이, 나도 팀원들을 통해 배운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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