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골프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골프 코스는 동물원을 방불케 한다. 몸무게 최대 70㎏까지 자라는 대형 설치류인 카피바라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카이만 악어, 올빼미, 나무늘보, 보아뱀, 원숭이 등도 볼 수 있다.
10일(현지시간)부터 남자부 골프 경기가 열리는 코스를 찾아 연습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은 이 야생 동물들 인증샷을 찍어 SNS에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 골프장에서만큼은 야생동물들이 스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동물 스타’는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설치류인 카피바라다. 쥐 처럼 생긴 게 귀여운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그 크기를 보면 일단 놀라게 한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베른트 비스버거(오스트리아)는 골프장 대형 워터 해저드 앞에서 카피바라에 바짝 다가가 사진을 찍어 올렸고 대니 리는 충분히 ‘안전 거리’를 확보해 사진을 찍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스버거는 트위터에 “오늘 카피바라 2마리, 카이만악어 1마리, 올빼미 3마리를 봤다. 모기는 한마리도 못 봤다”고 썼다. 데일리 메일의 크리스 컷모어 기자는 트위터에 해저드에 있는 카이만 악어 사진과 함께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 불참하는 로리 매킬로이(27)를 겨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로리는 지카가 올림픽 골프 위험 요소로 생각했다. 물 속에 있는 것을 보라.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카이만악어는 공격성이 없어 애완용으로 기르는 브라질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세계랭킹 1~4위가 모두 이번 올림픽 남자 골프경기에 불참하지만 유독 비난의 화살은 매킬로이만 향하고 있다. 아일랜드 남자복싱대표인 패디 반스(29)와 마이클 콘랜(25)도 매킬로이와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다.
콘랜은 개회식이 열린 날 미국 골프대표 리키 파울러(27)와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리키는 네가 올림픽에 출전 안 하는 겁쟁이라고 했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다음 날에는 반스가 테니스 스타이자 매킬로이의 약혼녀였던 캐럴라인 보즈니
[리우데자네이루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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