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창원→서울→창원. NC에겐 짧은 서울 나들이였다. 돌아갈 길이 먼데 발걸음은 무겁다. 선두를 뺏긴 데다 2패의 짐이 추가됐다. 딱히 소득도 없지만, 중요한 한 가지는 깨달았다. 이재학이 필요하다는 걸.
NC는 지난 11일과 12일 4-5선발을 내세워 LG와 잠실 2연전을 치렀다. 말이 4-5선발이지, 승부조작의 불똥이 튀면서 준비한 대체 카드였다.
지난 6일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잊고 다시 출격한 최금강, 그리고 프로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얻은 구창모. 그러나 둘 다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야수의 공-수 도움 부족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시즌 중 갑자기 보직을 바꿔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 뒷문 이동보다 더 어려운 앞문 이동이다. 당장 아주 큰 기대를 갖기 어려웠다.
↑ 이재학은 다음 주중 NC 다이노스 선수단에 합류해 1군 복귀 수순을 밟을 에정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
하지만 구창모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 70구 이하라는 ‘기준선’이 있다. 1군 선발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에게 적은 투구수로 5이닝을 막아내길 바라는 건 지나친 기대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 감독도 그걸 잘 알고 있다.
구창모는 2⅔이닝을 던졌다. 긴 이닝은 아니었다. 부담이 크고 긴장을 했는지 제구가 흔들렸다. 고정 선발투수가 아니다. 최대한 이닝을 소화해 다음 투수들의 부하를 덜어줘도 괜찮다(선발 경험 축적의 의미도 크다). 그러나 계속 이렇게 불완전한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어렵다.
냉정히 말해 두산과 선두 경쟁 중인 NC는 선발진이 강하지 않다. 최금강도 5선발에 가깝다. 국내 선발투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김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발진을 운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현재 2군에 있는 이재학의 합류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2013년 신인왕을 수상한 이재학은 NC의 토종 에이스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6경기에서 8승을 쓸어 담았다. 이재학이 가세할 경우, 선발진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이재학의 1군행에 걸림돌이 됐던 승부조작 의혹도 확인된 게 없다. 지난 9일 경찰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이재학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은 명확한 증거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이재학의 추가조사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 가운데 이재학을 계속 2군에 둘 수는 없다. 자연스레 구단 내부적으로 이재학의 1군 합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김 감독도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이재학을 부르겠다고 전했다.
지난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이재학은 오는 16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1군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려 1군 복귀 등판 일정을 조율한다.
다만 이재학의 1군 엔트리 등록 시기는 늦어질 수 있다. 이재학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이재학은 2군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2경기 연속 5회를 못 버텼으며, 평균자책점이 10.61로 나빴다. 피안타율이 0.349로 좋지 않다.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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