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됐던 이재학(NC), 그가 마침내 컴백했다. 16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며 경기에 뛸 수 있는 ‘신분’을 되찾은 그는 곧바로 호출을 받았다.
승부조작 의혹으로 지난 9일 경찰 조사를 마친 이재학은 나흘 뒤 창원으로 이동해 합류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1군 복귀 시동을 걸었다.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으나 추가 조사 여부조차 불확실하다. NC는 이재학을 품었다.
NC는 이재학을 16일 1군 엔트리에 올렸다. 곧바로 쓰겠다는 것. 김경문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이재학의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100% 컨디션이 아니지만, 실전에서 부딪혀 끌어올리라는 주문이었다.
일단 활동 영역은 선발진보다 불펜진. 조금씩 감을 회복해 가야 하는 터인데, 김 감독은 출격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재학이 얼굴을 드러낸 건 3회초. 불펜에서 장현식과 함께 공을 던지면서 몸을 풀었다. 선발투수 최금강이 마운드에 있었으나 2회초(38구)에만 4실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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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학은 18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복귀하자마자 마산 삼성전에 구원 등판했다. 사진=MK스포츠 DB |
3회초까지 76구를 기록한 최금강은 강판했다. 3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4실점. 4-4로 맞선 4회초 NC의 2번째 투수는 51번의 이재학이 아니었다. 50번의 장현식이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4회초, NC의 불펜에는 57번 민성기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이재학의 복귀 등판에 관심이 쏠렸다. 이재학은 5회초부터 다시 불펜으로 이동해 몸을 풀었다. 그리고 장현식이 급격히 흔들리면서(3피안타 1볼넷) 이재학이 나설 차례가 됐다. 4-6으로 뒤진 1사 2,3루. 그가 등장하자 마산구장을 찾은 NC팬은 박수와 함성으로 공룡군단의 토종 에이스를 반겼다.
이재학의 마지막 KBO리그 경기는 지난 7월 24일 광주 KIA전(4⅓이닝 1실점). 23일 만이다. 퓨처스리그에 두 차례 등판했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평균자책점 10.61).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돼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완벽하진 않았으나 이재학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아웃코스 제구와 공격적인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5회초 4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11구 중 스트라이크가 무려 10개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S 볼카운트서 던진 아웃코스 속구가 김상수의 배트 끝에 맞고 2루수 박민우를 넘겼다.
뒤이어 최재원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 이지영을 아웃시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싶었다. 그러나 박해민에게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는 2S였다. 구자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5회초를 마쳤다.
조금씩 감을 되찾은 걸까. 이재학의 피칭은 6회초 한결 더 깔끔했다. 16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처리. 이승엽은 140km 속구로, 박한이는 124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아웃. 이재학은 7회초 선두타자 백상원마저 인코스 139km 속구로 삼진을 잡으며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이재학 피칭의 하이라이트였다.
하지만 7회초 2사 이후가 좋지 않았다. 김상수, 최재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해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아웃코스 낮은 공을 박해민이 잘 때렸다. 야수의 잇단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재학은 구자욱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마지막 임무를 다했다.
이재학의 복귀 무대 기록은 2⅔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 김 감독은 이재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불운했다. 그래도 이재학의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줬다. 49구 중 스트라이크는 34개로 69.4%의 비율이었다. 최고 구속은 14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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