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브라질 미드필더 루카스 피아존(22)은 한때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주였다.
5년 전인 2011년, 당시 17세 나이로 브라질 상파울루를 떠나 첼시에 입단했다. 2012년 첼시 올해의 신인 선수상을 거머쥘 때만 해도 첼시에서 찬란한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다.
출전 기회를 찾아 2012-13시즌 말라가(스페인) 2013-14시즌 비테세(네덜란드)로 잇따라 임대를 떠나면서 ‘첼시에 내 자리가 없는 게 아닐까’라는 물음표가 떠올랐다. 비테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렸지만 첼시는 2014-15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로 또 임대를 보냈다. 그다음 시즌에는 레딩(잉글랜드)행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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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스 피아존 말라가(왼쪽부터) 프랑크푸르트 레딩 시절. 임대를 적극 활용하는 첼시에는 제2 제3의 피아존이 즐비하다. 사진=AFPBBNews=News1 |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첼시의 결정을 기다렸다. 이번엔 옆 동네인 ‘풀럼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5시즌 동안 4개 리그 5개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피아존은 폭발하고 말았다. “선수생활 내내 임대를 다닐 수는 없다. 경험상 (잦은 임대는)어떤 선수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더 이상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없다. 이제 지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아존은 “비테세에서의 생활은 괜찮았고, 커리어에 도움도 됐다. 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매 경기 12~13km를 뛰어야 했다. 첫 경기를 마치고 ‘반죽음’ 상태가 됐다”고 임대 생활을 돌아봤다.
그런데 네덜란드 리그에 적응하니 독일로 옮겨야 했고, 분데스리가에 걸맞은 체력을 키웠더니 스페인으로 향해야 했다. 그는 “만약 독일에 2~3년 더 머물렀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잦은 임대에 지칠대로 지친 피아존은 ‘내 클럽 마련’의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세 번의 임대면 충분했다고 생각한다”며 “내 나이 이제 스물둘이다. 만약 첼시에서 뛸 수 없다면 한 시즌 이상 머물 팀이 필요하다”고 했
지금 이 순간 피아존의 작심 토로에 공감하는 첼시 소속 임대생들이 많을 거라 짐작한다. 나단 아케(본머스) 패트릭 뱀포드(번리) 토마스 칼라스(풀럼) 크리스티안 아츠(뉴캐슬) 베르트랑 트라오레(아약스) 등 현시점 임대생만 38명(9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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