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2016년을 돌아봤을 때 LG 트윈스에게 삼성 라이온즈는 잊고 싶은 기억 중 하나였다. 중요했던 순간마다 삼성이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가을향기를 맡은 LG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열세가 예상됐던 상대전적이 요동칠 기미를 보였다. 5할에도 복귀하며 4위 자리도 굳히기에 들어갔다.
16일 경기까지 살폈을 때 올 시즌 LG는 넥센, kt, 한화를 상대로 상대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KIA와는 동률. 1경기 씩 남은 두산과 롯데에게는 한 경기차로 뒤져있다. 2경기 남은 SK에게는 6승8패, 1경기 남은 NC와는 6승9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LG에게 상대전적 기준 승패 차이가 3패 이상 나는 팀은 삼성 한 팀에 불과했다. 그만큼 올해만큼은 번번이 삼성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다. 6월 잠실 격돌에서 단 한 번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에 걸친 네 번의 대결에서는 모두 패했다. 삼성 징크스라는 말이 나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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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찬규(사진)가 연장 10회말 등판해 최대 위기를 막아내는 역투를 펼쳤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양상문 감독 역시 경기 전 “우리가 올 시즌 삼성에게 고전했다. 이제는 삼성을 상대로도 잘 해야한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1승이 중요한 승부임을 감안하고 또 17일 포함 4번이나 남은 삼성전에 대해 의지를 보인 것.
하지만 경기는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우선 상대에이스 차우찬의 구위에 밀리며 고전했다. 초반부터 견제사에 울었으며 경기 중후반 베이스러닝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추가득점 또한 얻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9월의 LG는 달랐다. 이전보다 달라진 점을 확연히 보여줬다. 0-2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만들며 선발투수 차우찬을 강판시켰다. 또 다시 좌완에이스에게 호락호락 당하지 않음을 증명해낸 것. 이어 히메네스의 적시타와 오지환의 볼넷 밀어내기가 이어지며 경기는 2-2 동점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어진 찬스에도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9회에 들어선 LG는 새로운 승부수를 투입했다. 지난해 6월21일 이후 실전경험이 없이 수술과 재활의 시간을 보낸 불펜투수 정찬헌이 이번 시즌 첫 1군 마운드에 오른 것. 첫 등판이지만 여유부릴 순간이 아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등판한 정찬헌은 성의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승부가 연장으로 흐른 가운데 마운드 위 임찬규가 수호신이 됐다. 타석에서는 이천웅이 11회말 끝내기 솔로포르 터뜨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파죽지세 LG. 남다른 집중력이 선수단 사이에서 발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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