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단순한 1패가 아니다. 패배는 곧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이다. NC가 한 계단 더 오를 확률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이었다. 그저 두산의 축포를 NC의 손으로 터뜨려주고 싶지 않을 따름이다.
그래서 21일 잠실 LG전은 NC에게 중요했다. 자존심이 걸렸다. 두산이 아닌 NC가 우승길을 열어줄 수는 없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 조우할지 모를 LG의 기세를 꺾을 필요성도 있다. 시즌 전적은 9승 5패로 앞서나 후반기 전적은 2승 5패로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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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마무리투수 임창민은 21일 잠실 LG전에서 6회 장현식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아니나 다를까. NC 타선은 허프(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 공략에 애를 먹었다. 5회까지 2안타에 그쳤다. 6회 박민우의 2루타에 이은 나성범의 내야안타로 1점을 뽑은 게 전부였다. 그 1점마저도 다행이었다. 균형을 다시 맞췄으니까.
NC는 6회 1-1 동점 후 임창민을 2번째 투수로 내세웠다. 5이닝 1실점의 장현식은 91구를 기록했다. 잘 버텼으나 위기가 꽤 많았다. 불펜 가동이었다. 그런데 마무리투수를 가장 먼저 썼다.
지난 17일 문학 SK전이 임창민의 가장 최근 경기였다. 나흘 만에 등판이란 점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임창민을 앞당겨 쓴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손에 꼽을 정도다. 9월에는 한 번도 없었다(17일 SK전은 임창민이 세이브 상황서 흔들리자 임정호로 교체된 경우다).
승부수다. 그만큼 NC의 이번 경기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루 전날 수원 kt전도 3명의 젊은 투수(구창민·배재환·최성영)에게 맡기면서 불펜의 힘을 비축했다.
NC 불펜은 들끓던 LG를 식히는데 성공했다. 임창민, 임정호, 원종현이 차례로 등판해 9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임창민은 6회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시나리오 하나가 어긋났다. NC 타선은 허프가 강판한 뒤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8회부터 조용했다. 6일 만에 출전한 테임즈나 9회 대타 박석민도 활로를 뚫지 못했다. NC는 연장 3번의 공격 기회를 더 가졌으나 안타 1개(12회)와 볼넷 1개(10회)를 얻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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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김태군이 21일 잠실 LG전 10회초 2사 2루서 삼진 아웃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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