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박병호(미네소타)가 돌아왔다. 지난 1월 12일 청운의 꿈을 품고 한국 땅을 떠난 지 260일 만이다. 반갑게 웃으며 손 인사를 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박병호는 28일 새벽 시카고발 OZ235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메이저리그는 시즌 막바지이나 그는 수술 후 재활 중이다. 남들보다 일찍 시즌을 끝낸 박병호는 “지난 겨울 큰 꿈을 갖고서 (메이저리그에)도전했는데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다”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지난해 11월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의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팅 금액만 1285만달러. KBO리그 출신 타자로는 최고액이다. 그리고 최대 1800만달러에 4+1년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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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생활의 첫 시즌을 보냈던 박병호가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으나 오른손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성적 부진까지 겹쳤다. 지난 7월 마이너리그(트리플A)로 강등됐다. 그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옵션에 넣지 않았다. 그리고 1달 후 오른손 중지 힘줄 수술을 했다.
박병호는 “손목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과 다르다. 손가락이 문제였다. 중지 인대를 잡아주는 연골이 찢어져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트리플A에서 뛰면서 ‘승격’을 꿈꿨지만 통증이 있어 수술하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수술과 함께 박병호의 첫 시즌도 막을 내렸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성적은 62경기 타율 0.191 출루율 0.275 장타율 0.409 12홈런 2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병호는 “생각보다 상대가 강했다. 적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뛰었을 때보다 투수들은 평균 구속, 볼 끝이 더 위다. 또한 첫 시즌이라 생소함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한 것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2개의 홈런을 날렸다. 트리플A에서도 홈런 10개를 기록했다. “최대한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라며 떠났던 그다. KBO리그 출신 홈런왕은 그 기록에 만족할까.
박병호는 “안타에 비해 장타 비율이 높았다. 시즌 초반 홈런 페이스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렇게 홈런을 쳤을 때 타율이 좋지 않았다. 그게 많이 아쉽다. 내가 좀 더 편하게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박병호는 국내에서 미네소타가 지정한 병원에서 재활 단계를 밟는다. 정상적인 속도라면, 오는 11월부터 타격 훈련을 실시한다. 내년 미네소타의 스프링 트레
박병호는 “비록 결과가 좋지 않았으나 경험하고 적응한 것에 만족한다. 시즌 개막하고 1달이 지나니 미국 생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몸을 잘 만들어 내년 다시 도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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