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출신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에 선발 출전한 김현수. 비록 이날 경기에 패하면서 한경기로 끝났지만 김현수에(28·볼티모어 오리올스)게 있어 올 한해는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볼티모어 구단은 물론 팬들에게 야유를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남은 김현수가 폭풍 성장하면서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는 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3점포를 얻어맞아 2-5로 패했다.
이날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를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김현수의 올 시즌은 해피엔딩 그 자체다. 올해 미국에 진출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극도로 부진했다. 구단도 초기 극진한 대우에서 태도를 180도 바꿨다.
심지어 개막전을 앞두고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등을 요구했다. 미국 언론도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싶어한다”고 김현수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며 메이저리그에 남았다. 김현수의 이같은 방침에 팬들도 거부반응을 보였다.
실제 4월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홈구장 식전 행사에서 볼티모어 팬들은 김현수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설상가상 쇼월터 감독은 좀처럼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현수는 4월 6경기 단 17타석만 소화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극도로 제한된 기회에서 15타수 9안타(타율 0.600) 2볼넷을 기록하자 쇼월터 감독도 심경에 변화를 보였다.
5월 12경기, 6월 20경기, 7월 14경기, 8월 23경기, 9·10월 20경기에 나섰다.
출전 기회가 잡힐때마다 김현수는 인상적인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특히 9월 29일 토론토와 방문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등장해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첫해 성적은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시즌 초 결장이 잦아 95경기에만 나서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격 기계’의 위용을 확인했다.
이제 김현수는 올해와 달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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