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8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명실 공히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인기종목인 프로야구.
선수들의 기량, 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과 수준은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이에 비례해 구단 프런트의 행정력은 얼마나 발전 되었을까.
물론 10개 구단 전부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몇몇 팀들은 일본이나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보다도 뛰어난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 구단 중 ‘우리는 프런트 야구를 지향해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구단이 몇이나 될까.
거의 모든 구단의 프런트 수장이 야구를 깊숙이 모른다. 때문에 프런트가 해야 할 일을 현장에 떠넘기고 뒤에서 지원만 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어떤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모든 책임은 현장 스태프들에게 돌아간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은 누가 판단하고 결정해 계약을 하는가. 프런트의 수장인 사장, 단장이 판단하고 선택해 팀을 맞기고 투자한 것 아닌가.
순전히 프런트 수장의 결정으로 영입한 감독 및 스태프들이 팀 성적이 나지 않는 다해서 그 책임의 모든 것이 현장에만 있는 것일까? 물론 팀 성적 결과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감독에게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팀의 성적과 팀의 리빌딩 그리고 팀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영입한 감독이 예상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했을 때 그 책임은 프런트에 있다. 그 부작용은 상상 이상으로 크며 후유증 또한 심각하다. 대부분의 프런트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현장에 떠넘긴다. 자신들은 야구를 잘 몰라 현장 스태프에 권한을 줬다는 것이 이유다. 참으로 책임방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부분이 발생되었을 때 오는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야구에서 이미 상호간의 신뢰도와 믿음은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깨진다. 프런트는 이때부터 감독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은근히 감독의 지도력에 흠집을 내기도 한다. 이 경질이 예상된 감독 및 스태프들을 바라보는 선수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리더십을 상실한 감독은 존재가치가 없다. 팀은 분열되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개인성적만 추구한다.
일반 팬들은 얼마든지 장외에서 감독, 스태프,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입장에서 중요한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프런트에서 시즌 중 흘러나오는 현장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자기 구단 전체를 평가절하 하는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현장의 감독 역시 시즌이 끝나기 전에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서 거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이 또한 책임 회피용 발언이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는 시즌 종료 후 이루어져야 한다. 얼마 전 미국 MLB 모 구단에서는 올해 팀 성적 부진 이유로 감독은 물론 그 감독을 스카우트한 단장도 책임을 물어 동시에 해임했다. 또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선수들이 육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장을 경질한 예도 있다.
프런트가 강해져야 프로야구가 건강하게 발전한다. 그러기 위해선 프런트가 야구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구단이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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