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강윤지 기자] KIA 타이거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부를 2차전으로 돌렸다. 무승부만 해도 바로 탈락이라는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우위를 점해갔다. 김기태 감독이 오랜 고민 끝에 내놨던 1차전용 라인업도 의도대로 잘 맞아떨어졌다.
경기 전 발표된 KIA의 선발 라인업은 독특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의 이름이 앞쪽(2번 타순)에 위치한 것. 예상했던 김선빈-안치홍의 테이블세터 대신 김선빈-필의 새로운 테이블세터가 꾸려졌다.
시즌 중 2번타자로 나선 경험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5타석) 궁금증을 자아냈다. 필의 2번 선발 출전은 경험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다만 기록이 좋았다고 하기도 힘들었다. 지난 8월 30일 광주 SK전에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당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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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렛 필이 6회말 나지완의 희생타 때 득점을 올리고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막상 경기가 진행되자 필에게는 경험, 기록, 기대 등 모든 것이 필요 없었다. 적은 2번 타순 경험은 그다지 상관이 없었고, 김 감독의 기대조차도 훌쩍 뛰어넘는 수훈선수로 거듭났다.
첫 타석 외야까지 뻗는 타구(좌익수 뜬공)로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자랑한 필은 4회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여기서 중전 안타를 터트렸고, 1사 후 나지완의 2루타 때 3루에 안착했다. 이어진 2사 2,3루. 상대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 때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2-0으로 리드를 이어가던 6회초에도 또 다시 선두타자로 이닝의 시작을 알렸다. 필은 허프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 우익수 오른쪽 깊숙한 곳까지 빠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2루를 밟고
KIA의 1차전 승리는 김 감독의 묘수와, 그를 성공으로 이끈 필의 합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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