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1일 LG와 KIA에게 무승부는 옵션이 아니었다. 비겨도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나 연장 15회 혈투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다음’을 고려해도 타격이 크다. 둘 다 같았다. 승리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나 패배는 탈락이다. 외나무다리 싸움이었다.
큰 경기는 투수전이 펼쳐지기 일쑤. 와일드카드 1차전도 오지환이 실책을 범하기 전까지 허프와 헥터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1점의 의미가 크다. 게다가 마운드가 높은 두 팀이다. 지키는 건 능하다. 때문에 선취점이 중요했다.
![]() |
↑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 제외됐던 LG의 문선재는 11일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양현종을 상대로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영구기자 |
투입 배경은 명확하다. 류제국(LG)과 양현종(KIA), 두 선발투수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문선재는 양현종 상대 타율 0.538을, 서동욱은 류제국 상대 타율 0.400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손꼽히는 천적이다.
예상대로 1점이 중요했다. 팀의 운명을 짊어진 두 선발투수는 역투를 펼쳤다. 1차전보다 더 안타를 구경하기 어려웠다. 3회 이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홈인을 허용하지 않았다. 42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이 10개(류제국 6개-양현종 4개)였다.
그 막힌 활로를 뚫어야 했다. “최대한 많이 출루하겠다”라는 다짐대로 문선재와 서동욱은 1루를 향해 움직였다. 그 잘 던지는 류제국과 양현종을 괴롭혔다.
문선재는 양현종 상대로 강했다. 포스트시즌으로 무대가 바뀌어도 그 명제는 바뀌지 않았다. 1타수 1안타 1볼넷. 3회 무사 1,2루를 1사 2,3루의 가장 좋은 찬스로 만들더니 5회에도 안타 후 상대 실책을 유도해 득점권에 나갔다. 리드오프 역할을 100% 수행했다.
서동욱 역시 4회 볼넷을 얻으면서 7타자 연속 아웃의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KIA에 1번째 찬스(2사 1,2루)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서동욱이 6회 류제국의 3구를 친 게 가장 멀리 날아갔다. 그러나 오른 폴을 살짝 벗어난 파울. 합의 판정 끝에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 |
↑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 제외됐던 KIA의 서동욱은 11일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6회 서동욱의 파울 홈런에 KIA는 탄식했고 LG는 안도했다. 사진(잠실)=김영구기자 |
류제국(8이닝)과 양현종(6이닝)은 위기를 여러 차례 맞이했지만 무실점으로 버텼다. 선발투수를 흔들어 선취점을 뽑겠다던 두 팀의 생각대로는 안 됐다. 8회를 마친 현재 스코어는 0-0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