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2일 발표된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 뽑힐 선수는 다 뽑혔다는 평가 속 이제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포수 주효상(19), 내야수 김웅빈(20), 외야수 김민준(22) 등 젊은 피가 포함됐다.
틈바구니를 뚫은 ‘현재’ 정예멤버다. 그래도 허전한 이름이 있다. 부진했던 이가 있고 다쳤던 이도 있다. 예약된 자리는 없지만 충분히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적어도 박정음(27)에게는.
2012년 프로에 입문한 박정음은 올해 1군에 데뷔했다. 백업 멤버였다. 그러나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언제 2군으로 내려갈지 모른다고 걱정했던 그는 98경기를 뛰었다. 8월 중순부터 부동의 톱타자. 타격과 수비 모두 일취월장했다. 타율 0.309 4홈런 26타점 45득점 16도루. 특히 근성 있는 플레이로 넥센 팬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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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음(왼쪽)은 넥센의 2016시즌 포스트시즌을 함께 하지 못한다. 멀리서나마 넥센의 선전을 응원한다. 사진=MK스포츠 DB |
박정음은 부상 등으로 2군에서도 풀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빠르게 적응하며 열심히 뛰었던 1군 첫 시즌이었건만, 되풀이 됐다. 박정음은 “개인적으로 목표한 게 있는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라고 전했다.
6~8주 진단이었다. 재활을 열심히 할 경우 빠른 회복도 가능했다. 시기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48)은 일찌감치 ‘제외 대상’으로 분류했다.
염 감독은 “(박)정음이는 앞으로 뛰는 야구의 중심이 돼야 할 선수다. 첫 부상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 자칫 무리하게 기용했다가 고질적인 부상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라며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음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감독님의 결정을 존중한다. 나도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재활해 포스트시즌 경기 출전을 강행하는 게 팀에도 보탬이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가족도 포스트시즌 결장보다 부상을 더 안타까워했다.
현재는 부상 부위가 많이 좋아졌다는 박정음은 현재 화성에서 재활 운동 중이다.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웨이트 트레이닝, 다리 보강 훈련 등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뛰는 건 힘들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참가를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
박정음은 부상 후 넥센 경기를 잘 보지 않았다. TV로 경기를 시청하면, 미치도록 야구가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러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부터 시작될 넥센의 가을야구는 놓치지 않는다. 서포터다. 고척돔에서 함께 하지 못하나 멀리서나마 힘을 보탠다.
박정음은 “우리 팀은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왔다. LG 트윈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왔으니 체력 등 여러 모로 우리가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며 “내가 없지만 넥센은 더 잘 할 것이다”라며 넥센의 승리를 굳게 믿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더 나아가 더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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