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준플레이오프 3차전 ‘1득점’ 넥센의 잔루는 5개였다. LG(11개)의 절반 수준. 1,2차전에서 두 자릿수 안타(11개-10개)를 쳤던 타선은 6안타에 묶였다. 4사구도 2개뿐. 완승을 거뒀던 2차전에는 6개였다.
경기를 주도한 건 LG였다. 유리한 흐름이었다. 넥센은 2회말부터 막는데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넥센도 반격 기회는 있었다. 7회초 1사 3루의 찬스는 잔루 1개로 바뀌었다. 마지막 반전 기회를 놓쳤다. 1-2의 스코어는 2-2가 아닌 1-4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을 마친 후 “(7회초 찬스에서)만약 동점을 만들었다면 흐름을 우리가 가져갔을 것이다. 하지만 득점하지 못해 상대에게 좋은 흐름을 넘겼다”라고 했다. 찬스 뒤 위기, 위기 뒤 찬스. 스포츠의 오래된 속설은 세월 앞에서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 같은 패턴은 1차전과 유사했다. 또 같은 방식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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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6득점에 그쳤다. 잔루는 총 25개. 반전 찬스는 분명 있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그러나 화근은 5회초 선두타자 양석환의 스트레이트 볼넷. 그 전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 좋던 맥그레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손혁 투수코치도 가장 아쉬워한 대목이다.
1회말에 이은 4회말 1사 만루 무득점은 맥그레거에 심리적 부담을 줬다. 맥그레거는 이를 이겨내고 싶었으나 그 부담은 생각보다 훨씬 더 컸다. 손 코치는 “더욱 집중해서 공을 던져야 한다고 신경 썼던 게 오히려 경기를 더 어렵게 끌고 갔다. 투수에겐 그게 참 어렵다. 계속 하던대로 던져야 하지만 (말처럼)쉽지 않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은 우선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점수를 뽑아야 승리한다. 넥센은 1차전과 3차전에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그 점수로는 절대 이길 수가 없다.
맥그레거는 사흘 만의 등판이다. 얼마나 오래 던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5차전을 준비하는 밴 헤켄과 3차전 선발 등판한 신재영을 제외하고 전원 대기다. 맥그레거의 임무는 이닝이 짧더라도 완벽하게 틀어막기. 그 조건이 성립되려면 야수의 역할이 더 크다. 수비 도움이 아니라 공격 도움이다.
넥센은 3차전에서 잔루가 적었으나 승부의 흐름을 뒤바꿀 3번의 기회를 맞이했다. 결코 적지 않다. 결정타가 터져야 한다. 적어도 희생타라도. 넥센은 3경기 동안 희생타가 1개도 없다. 1,2번의 기회일지라도 매끄럽게 연결돼야 넥센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더욱이 넥센은 가장 껄끄러운 류제국과 대결한다. 류제국은 최근 3번의 넥센전에서 평균자책점 0.87과 함께 3승을 쓸어담았다. 넥센 킬러다. 류제국을 넘지
투수보다 야수가 해줘야 한다. 막아서 이기기보다 쳐서 이겨야 하는 넥센의 벼랑 끝 현주소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과 다르게 류제국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했다”라고 밝혔다. 타순 변화도 일찌감치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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