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잠에서 깨어난 시카고 컵스 타선은 무서웠다. LA다저스 마운드를 사정없이 몰아쳤다.
컵스는 2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10-2로 크게 이겼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며 균형을 맞췄다.
지난 1차전 8회 득점 이후 2, 3차전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하며 끌려갔던 컵스 타선은 3회까지 볼넷 2개를 얻는데 그치며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4회 첫 득점을 내며 연속 이닝 무득점 기록을 21이닝에서 마쳤고, 그다음에는 폭발했다. 4회부터 6회까지 홈런 2개 포함, 11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0득점을 뽑으며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 애디슨 러셀은 4회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한 번 터지기 시작한 컵스 타선은 무서웠다. 컵스 타선 전체에 생기가 빠르게 퍼졌다. 1회와 3회 상대 선발 훌리오 우리아스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앤소니 리조는 5회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즈를 맞아 가운데 담장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6회 다시 득점이 쏟아졌다. 바뀐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1사 이후 러셀이 2루수 앞 내야안타와 2루수 송구 실책으로 2루에 진루하며 포문을 열었다. 구원 등판한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의 좌전 안타로 공격 흐름을 이었다. 이어 덱스터 파울러의 1타점 우전 안타, 계속된 1사 1, 2루에서 리조의 우전 안타가 나오며 점수를 더했다.
루이스 아빌란이 구원 등판했지만, 불길은 오히려 더 세졌다. 벤 조브리스트의 포수 앞 땅볼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내야안타로 뒤집어지며 1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바에즈의 타구를 상대 중견수 작 피더슨이 넘어지면서 잡았지만, 이후 홈 송구가 제대로 가지 않은데다 아빌란의 홈 백업도 엉성하게 진행되며 순식간에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점수는 10-2가 됐다.
다저스는 이보다 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앤드류 톨스의 우전 안타 때 홈에서 2루 주자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아웃되며 먼저 득점을 올릴 기회를 놓쳤다. 이 장면은 비디오상으로는 곤잘레스의 손이 더 빨리 베이스를 터치한 것처럼 보였지만, 비디오 판독에서는 '판독 불가'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뒤집지 못했다. 곤잘레스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은 격렬하게 좌절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장면이 다저스의 패인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이날 다저스는 이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수비에서만 4개의 실책이 나왔고, 이중 3개가 실점과 직결됐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비자책 실점도 허용했다. 불펜진도 타선에게 추격 기회를 주기에는 날카롭지 못했다. 로스 스트리플링은 1/3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4자책)의 끔찍한 성적을 남겼다. 아빌란이 5개 아웃, 알렉스 우드가 6개 아웃을 실점없이 막지 않았다면 실점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유일하게 득점에 성공했던 5회도 아쉬움이 남았다. 1사 만루에서 저스틴 터너가 바뀐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를 맞아 글러브 맞고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안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지만, 이후 기회를 잇지 못했다. 2사 2, 3루에서 조시 레딕을 대신해 키케 에르난데스를 대타로 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약간 아리송했다. 에르난데스는 이어진 6회초 수비에서 2루수로 들어갔다 실책을 범한 뒤 다시 더블스위치로 교체됐다.
↑ 컵스를 애태웠던 앤소니 리조는 홈런을 터트리며 부활을 알렸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20세의 나이에 챔피언십시리즈 선발 등판한 우리아스
양 팀은 하루 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시리즈 5차전을 갖는다. 1차전에 나왔던 존 레스터, 마에다 겐타가 선발 등판한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