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가장 씽씽했던 해커였다. 그러나 8회까진 나 홀로였다. 몸이 덜 풀린 공룡이었다. 3년째 이어지는 포스트시즌의 불운 앞에 해커도 어쩔 수 없었다.
변칙은 없다. NC가 해커를 1번째 카드로 꺼낸 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정이다. 김경문 감독의 설명대로 해커는 KBO리그 경험(4시즌째)이 풍부하다. 그리고 공룡군단의 에이스다.
해커는 오른 팔꿈치가 불편해 두 달간 쉬었음에도 팀 내 최다인 13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45였다. 아웃카운트 10개가 모자라 정규이닝(140⅔이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 부문 ‘4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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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에릭 해커가 21일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그러나 NC는 해커를 믿었다. 김 감독은 해커에 대해 “실전 감각 부족이 우려된다. 청백전에서 호투(7⅔이닝 1실점)를 했으나 실전은 또 다르다. 상대하는 타자도 다르고 야구장 분위기도 다르다”라며 “하지만 올해는 잘 할 것이다. 에이스로서 잘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이 해커에게 기대하는 건 이닝.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다면 ‘최상’이었다. 해커는 8회까지 역투를 펼쳤다. 2회초 제구가 흔들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정성훈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자신의 송구 미스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4회초에도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아웃. 6회초 2사까지 노히트 피칭이었다.
다만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과 흡사했다. 해커의 무실점 호투에도 NC는 무득점. 타순이 두 바퀴 돌 때까지 해커는 버텼으나 NC 타선의 예열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3회말부터 3이닝 연속 찬스를 만들었지만 침묵. 특히 4회말 무사 1,3루 찬스가 중심타선에 연결됐지만 희생타조차 없었다.
해커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있는 동안 단 1점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이날도 NC 타선은 해커의 호투에 화답하지 못했다. 6회까지 스코어는 0-0. 3년째 해커에게 1점을 안겨주는 게 참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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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에릭 해커가 21일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쳤다. 7회초와 8회초 1점 홈런 2개를 허용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7이닝 3피안타 2피홈런 2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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