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경력자 홍영기(32·압구정짐)가 종합격투기(MMA) 전향 후 첫 연패에 대한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2연패 과정에서 탈진하기도
홍영기는 한국 단체 ‘로드 FC' 소속으로 첫 4경기에서 3승 1패의 호조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5년 12월26일 UFC 리얼리티 프로그램 ‘디 얼티멋 파이터(TUF)’ 중국판 웰터급(-77kg) 그랑프리 우승자 장리펑(26)에게 3분23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라는 조르기 기술로 항복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9월24일에는 명문훈련팀 ‘와주쓰 게이슈카이’ 소속 우에사코 히로토(29·일본)를 상대했으나 31초 만에 무릎 공격에 이은 펀치로 TKO 당했다. 로드 FC에서 처음 연패의 늪에 빠졌다.
우에사코는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유도 –81kg 금메달리스트이자 2006년 K-1 히어로즈 -85kg 토너먼트 우승자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어명 추성훈·41·일본)의 ‘와주쓰 게이슈카이’ 스파링 상대다. 홍영기는 우에사코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량에 애를 먹었다. 급기야 계체 통과 후 탈진에 가까운 모습으로 걱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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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경력자 홍영기가 로드 FC 33 패배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장충체육관)=옥영화 기자 |
■체중감량 평소와 달리하다 낭패
압구정짐에서 MK스포츠와 만난 홍영기는 “평소에는 경기 6주 전부터 체중관리를 시작했다. 이번엔 4주를 남겨놓고 감량에 들어갔다”면서 “전보다 단기간에 살을 빼면 리바운드(체중 회복) 폭도 더 클 거로 생각했는데 착오였다. 앞으로는 이러면 안 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략 사전노출
계체를 간신히 통과하여 체력적으로 열세였던 홍영기는 레슬링 태클이라는 깜짝 승부수를 들고 나왔으나 우에사코의 무릎 차기 반격이 제대로 적중하며 오히려 패착이 되고 말았다. 태권도 출신의 ‘테이크다운’ 시도라는 의외의 공격에도 우에사코는 침착하게 대응하여 승기를 잡았다.
“경기 당일 주어진 케이지 체크 시간에 거리 감각을 익히고자 넘어뜨리기 동작을 여러 차례 취해봤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상대측에서 지켜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한 홍영기는 “전략이 노출된 데다가 상대의 대처도 너무 좋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기대에 걸맞은 선수 되겠다
“감량 미숙과 전략 유출 다 내 잘못이니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을 이어간 홍영기는 “태권도라는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도 점점 경기력이 나아진다며 응원해
홍영기는 한국 MMA 선수 중 태권도 전문경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로드 FC에서도 2차례 코-메인이벤트에 배정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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