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전북현대가 5년 전 악몽을 딛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26일 밤 11시25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아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9일 전주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1 역전승한 전북은 합계 1승 1무(3-2)로 우승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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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현대 ACL 우승! 사진=천정환 기자 |
2011년 알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우승을 놓친 전북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트로피를 차지했다.
2003년 AFC 챔피언스리그(ACL)로 창설한 이후 2회 우승한 클럽은 알이티하드(2004, 2005) 광저우헝다(2013, 2015)에 이어 전북이 3번째.
전북 최강희 감독은 ACL 창설 후 처음으로 두 번 우승한 감독으로 등극했다. 겹경사다. 전북은 12월8일 개막하는 FIFA클럽월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전북은 1차전과 달리 이동국을 원톱으로 기용했다. 1차전에서 경고누적 징계로 결장한 주전 수비수 조성환은 김형일과 파트너를 이뤄 최후방을 지켰다. 레오나르도 로페즈 김보경 이재성이 2선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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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교원 선제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경기 시작 직후 원치 않은 상황을 맞았다. 우측면 미드필더 로페즈가 상대 선수와의 충돌 과정에서 왼무릎을 다쳤다. 다시 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라 전북은 2분만에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한교원이 대신 투입했다.
알아인은 일주일 전 전주에서 만난 그 팀과는 180도 달랐다. 공격적으로 임하겠다,는 예고대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최철순이 알아인 에이스 오마르를 밀착마크했지만 소용없었다. 더글라스, 카이오, 아스프리야, 이명주가 번갈아 골문을 두드릴 때마다 흔들렸다.
10분 오마르의 문전 앞 헤딩은 골키퍼 권순태가 쳐냈다. 23분 역습 상황에서 더글라스의 기습적인 왼발 슛은 잡지 못하고 펀칭했다. 28분 더글라스의 오버헤드킥은 골대 좌측으로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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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인 더글라스의 페널티킥 실축.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계속해서 수세에 몰린 전북은 3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의 공세를 꺾는 선제골을 낚았다. 페널티 에어리어를 노리고 찬 이재성의 코너킥을 한교원이 논스톱 슈팅으로 득점했다. 득점 전 이동국이 수비수의 시선을 방해한 것이 주효했다.
전북은 4분 뒤 카이오의 우측 크로스에 이은 문전 앞 이명주의 논스톱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1분에는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김형일의 볼처리 미스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전북 입장에선 다행히 더글라스의 페널티킥이 골대 위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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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 추가시간 벤치 싸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반 추가시간, 벤치 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즐라코 다리치 알아인 감독과 전북 박충균 수석코치가 퇴장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한 후반. 알아인의 반격은 거셌다. 후반 10분 전후 더글라스, 카이오, 아스프리야가 연속해서 전북 골문을 두드렸다. 전북은 권순태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16분 김신욱이 이동국 대신 투입했다.
전북은 25분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이 최철순 발앞에 떨어진 것. 최철순은 빠르게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왔다. 이 지점에서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공은 우측 사이드라인을 향해 굴러갔다. 최철순이 공을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골키퍼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 대신 코너킥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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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르도 드리블.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기회 뒤 위기가 찾아왔다. 29분 더글라스가 문전을 향한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살 떨리는 순간이 지속됐다. 알아인이 공격하고, 전북은 틀어막았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기회를 내줬으나, 오마르가 찬 공은 골대 위로 떴다. 추가시간 5분이 모두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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