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인상에 연봉 대박까지, 신재영에게 2016년은 최고의 해였다. 8세부터 시작한 그의 야구인생, 20년 만에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시상식 단골손님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펼쳐졌다.
신재영은 지난 6일 오전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2017년도 연봉 협상을 했다. 떨리는 마음이었다. 2012년 프로 입문 이후 제대로 된 첫 협상 테이블이었다. 가급적 빨리 끝내고 싶었다. 줄다리기 협상으로 질질 끄는 모양새를 원치 않았다.
인상 요인은 수두룩하다. 올해 1군(KBO리그)에 데뷔한 신재영은 30경기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3위 및 평균자책점 7위. 2009년 이현승(13승) 이후 7년 만에 구단 국내 선발 10승 투수가 되더니 최다 승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 |
↑ 신재영은 신인상 수상에 이어 구단 최고 인상률과 함께 억대 연봉 계약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남들이 아닌 신재영도 ‘플러스’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의 올해 연봉은 2700만원. KBO리그 최저 연봉자 중 1명이다. 내심 기대도 컸던 그에게 구단이 제시한 연봉은 1억1000만원. 신재영의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무려 8300만원이 올랐다. 307.4%로 넥센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활약한 선수들에게 통 크게 쓰는 넥센의 협상 기조는 유지됐다. 지난해 김하성이 4년 만에 깬 기록(271.4%→300%)을 1년 만에 경신했다.
넥센은 올해 억대 연봉자가 총 12명이었다. 인상 및 삭감에 따른 변동이 있겠지만, 신재영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신데렐라’는 내년부터 급여 통장에 입금될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에 얼떨떨하다. 억대 연봉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신재영은 유년 시절 말썽꾸러기였다. 말도 안 듣고 사고도 많이 쳐 부모를 힘들게 했다. 그러나 20년 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됐다. 신재영의 연봉 대박에 부모도 함박웃음이다. 효자가 되기를 다짐했던 그는 “(어대 연봉 계약 후)첫 선물을 어떤 걸로 드려야 할지 찬찬히 생각하려 한다”라고 했다.
신재영은 지난 2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괌 여행상품권(2인)을 부상으로 받았다. 첫 선물과 별개로 이 상품의 주인공도 정해뒀다. “아무래도 부모님께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신재영은 예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의 표정은 늘 밝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친다. 또한, 그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조금씩 준비한 하나씩을 해나가며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 잘 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그는 하나씩을 준비하고 있다.
“2년차 징크스는 없다”는 새 억대 연봉자의 내년 목표는 두 자릿수 승리 및 3점대 평균자책점, 그리고 많은 이닝 소화. 아직은 부족한 게 있는 신데렐라는 또 변신 중이다.
신재영은 “구단 최고 인상률이라는 걸 따로 알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