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선수가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필요할까. 기회가 있어야 할 테지만 그 전에 20년 이상 야구 외길 속 은퇴를 결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용덕한(35)은 1달 사이 선수에서 지도자가 됐다. NC는 7일 코치 용덕한 선임을 발표했다. 그의 보직은 1군 포수가 아니라 퓨처스(2군) 배터리 코치다.
1달 전 용덕한은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획득했다. 2004년 동아대 졸업 후 프로에 입문해 13시즌 만이다. 그는 “자격을 얻었으니 신청을 했다”라며 당당히 FA 권리를 행사했다. 오랜 기간 스포트라이트 없이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한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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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플레이오프 1차전 MVP는 선수 용덕한이 받은 마지막 상이다. 사진=MK스포츠 DB |
“평가를 받겠다”는 그에게 NC가 제의한 건 선수가 아닌 지도자였다. 한 차례 만난 뒤 연락이 왔다. 구단의 뜻은 변함이 없었다.
NC는 김태군이 1년 후 군 복무를 해야 하는 가운데 포수 옵션이 적다. 박광열은 프로 통산 46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박세웅(1경기)과 정성민(0경기)도 경험이 부족하다. 그 가운데 NC는 젊은 포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베테랑 용덕한의 입지가 좁아졌다.
서운함이 없을 리 없다. 용닥한은 좀 더 포수로 그라운드에 서고 싶었다. 계약기간이 중요하지 않았다. 대박 욕심도 없었다. 구단의 방침이 바뀔 리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적으로 바꿔야 하는 건 용덕한의 선택이었다.
용덕한은 “구단의 지도자 제의를 듣고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가족도 나를 존중했다. ‘본인이 판단할 때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하라’고 하더라. 구단의 입장은 충분히 들었다. 그래서 정말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장고 끝에 그는 지도자 인생을 택했다. 12월초 구단에 의사를 전달했다. 지도자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앞으로 그는 용덕한 선수가 아닌 용덕한 코치로 불린다. 계획보다 이른 지도자 인생 시작이다. 아직까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의욕은 넘친다. 지도자로선 더 화려하게 성공하고 싶은 꿈도 있다. NC는 용덕한의 지도자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용덕한은 “그 동안 경험하고 배운 걸 토대로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겠다. 강압적이지 않고 선수들이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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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덕한은 코치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
용덕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나 역시 코치로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보완
이어 그는 “비록 선수로서 화려하지 못했다. 내가 지도한 포수들이 나보다 더 빛난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 그리고 그게 내가 할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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