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파격으로 받아들여지는 2017년 LG 신인투수 고우석(19)의 스프링캠프 참가소식. 양상문의 선택을 받은 신인 고우석은 “떨리고 두렵지만 기대된다”고 캠프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리빌딩 전도사가 된 양상문 LG 감독은 스프링캠프 참가 등 유독 겨울만큼은 신인들에게서 애써 마음의 문을 닫는다. 무리를 할 수 있고 소위 오버를 할 수 있기에 캠프합류가 자칫 독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취임 후 지난 두 번의 스프링캠프 동안 단 한 명의 신인 선수도 합류하지 못했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양 감독은 이번 캠프를 앞두고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2017년 1차 지명 신인투수 고우석을 데려가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단순한 캠프합류 뿐 아니라 큰 폭에서 1군 합류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몸도 마인드도 갖춰졌다. 실력이 좋으니 데려간다”고 양 감독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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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신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스프링캠프 합류가 확정된 고우석(사진)이 KBO 신인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프로로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사령탑의 철학을 바꾼 이번 파격적 결정의 원인을 고우석은 어떻게 바라볼까. 1군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그의 평가에 대해 고우석 스스로는 “11월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냥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모습이 좋게 보고로 올라간 것 같다”며 “1군 가능성 이야기는 제대로 못 들었다. 열심히 히겠다”고 겸손함 속 묵묵히 훈련했던 것을 꼽았다.
최근 이천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힌 고우석은 “오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오후에는 런닝 훈련과 함께 짧게 캐치볼로 몸을 만들고 있다”며 “이제 좀 프로선수가 됐다는 실감이 든다. 신인오리엔테이션 때도 좋은 내용을 많이 귀 담아 듣는 노력을 했다”고 프로로서 몸과 마음을 만드는 과정 중에 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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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왼쪽)은 손주영과 함께 LG의 미래를 이끌 신인투수로 꼽히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고우석이 지명을 받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LG 마운드는 크게 두터워졌다. 외인 2명이 굳건하고 류제국 또한 후반기를 지나면서 관록이 늘었다. 겨울에는 FA로 차우찬이 영입됐고 신정락이 군에서 제대했다. 벌써부터 최강마운드 팀 중 한 곳으로 거론되기에 신인에게는 다소 힘이 부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고우석은 신인다운 패기로 승부한다는 각오다. 그는 “어느 팀을 가던지 벽은 높다고 생각한다. 그 벽을 뚫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다만 신인의 눈높이 및 양 감독의 걱정도 잊지 않았다. 고우석은 “캠프에서 너무 잘하려고만 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캠프 동안 베스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캠프 이후에 베스트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캠프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 하겠다”고 야무진 다짐을
그래도 한 번 꿈꿔볼 목표는 있다고. 고우석은 “캠프에도 합류하게 됐다. 1군 선발로테이션에 한 번은 들어가고 싶다”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신인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사령탑의 기대치에 응답하는 작지 않은 목표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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