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년 신인왕은 시즌이 시작도 되기 전에 '슈퍼 루키' 박성현(24)의 몫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마땅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막전으로 치러진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결과는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했다. 신인 2명이 '톱10'에 올랐고 10위권과 20위권에도 1명씩 신인 이름이 올라갔다. 특히 LPGA 스타 제시카 코르다의 동생 넬리 코르다(이상 미국)는 공동5위에 오르면서 박성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반면 박성현은 당초 데뷔전으로 치르기로 했던 혼다 타일랜드 대회 출전이 불발 되면서 잔뜩 조바심이 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꼬였던 실타래가 하나둘씩 풀리면서 LPGA 신인왕을 향해 순항할 채비를 갖추게 됐다. 일단 가장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메인스폰서는 KEB하나은행과 계약을 하기로 했고 데뷔전을 치를 대회도 최종 확정했다.
8일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박성현이 다음 주 한국에 들어와 16일 메인 스폰서 조인식을 갖고 다음 달 2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사실 박성현은 작년 미국 진출을 발표할 때만해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을 데뷔전으로 잡았다. 하지만 캐디와 코치 계약, 훈련 진행 등이 다소 지연되면서 데뷔전을 혼다 타일랜드로 늦췄다가 그 계획마저 어그러졌다. 신인은 혼다 타일랜드 출전 자격이 없었고 초청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혼다 타일랜드와 이어지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를 묶어 동남아 원정 2연전을 치른다는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1개 대회를 치르려고 미국 훈련 캠프에서 태평양을 건너왔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은 무척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예 3월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데뷔전으로 삼는다는 계획도 고려했다.
하지만 메인스폰서 계약이 최종 확정되면서 모든 고민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로 가는 길에 한국에 들러 메인 스폰서 조인식을 가지면 되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이참에 서브 스폰서 업체와의 조인식도 치를 계획이다. 박성현은 최근 LG전자와 서브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고 그 이전에는 테일러메이드와 용품사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LPGA에서 맹활약할 모든 준비를 마친 셈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인비(29)도 계약이 만료된 KB금융그룹과 재계약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PGA 한국 빅3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3위 전인지(23)만 메인스폰서를 확정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 박성현의 데뷔전이 될 HSBC 위민스 챔피언스는 톱랭커와 기대주들이 제대로 한판 맞붙을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돌아온 여제' 박인비를 비롯해 전인지, 유소연(27), 김세영(24), 장하나(25), 김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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