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이용규(32·한화)에게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명예회복의 장이다.
2004년 프로에 입문한 이용규는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첫 태극마크를 단 뒤 꾸준하게 부름을 받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우승,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하지만 프리미어12는 이용규에게 초대 대회 우승에도 불만족스러운 대회였다. 이용규는 7경기에 나가 27타수 6안타(타율 0.222) 5사사구 2타점 7득점을 기록했다. 성에 차지 않는 기록이다. 프리미어12 이전까지 이용규의 국제대회 타율은 3할(0.30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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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규(가운데)는 2017 WBC를 통해 2015 프리미어12의 부진을 씻고 싶다고 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
이용규는 대표팀 소집 후 열성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특타도 3번이나 했다. 약간 허리가 좋지 않았던 지난 15일만 빠졌을 뿐이다. 가슴 근육 통증으로 소집 전 타격 훈련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욱 배트를 열심히 휘두르고 있다.
이용규는 “(특타를)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해 내가 하는 것이다”라고 농담을 한 뒤 “타격에 집중할 시간이 없어 되도록 특타를 자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양이 부족할 뿐, 이용규의 몸 상태는 매우 좋다. 그는 “최근 5년간 이 시기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 특타를 하면서 배팅 밸런스도 빠르게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이용규는 부동의 리드오프다. 2017 WBC도 변함없다. 오는 19일 요미우리전에도 1번 타순에 배치된다. 이용규는 “아직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타구의 질보다 타이밍을 맞히는데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용규를 하면 떠오르는 건 ‘용규 놀이’다. 투수와 신경전을 벌이고 끈질긴 타격으로 많은 투구를 하게끔 한다. 투수의 투구수가 제한된 WBC에서 이용규의 이 같은 플레이는 큰 도움이 될 터.
이용규는 “의도적으로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려면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만큼 내 컨디션이 좋아야 가능하다. 기회가 된다면 WBC 1라운드부터 최대한 많은 장면이 나오도록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용규에게 2017 WBC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랑스런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아들(이도헌)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이용규는 “WBC가 국내에서 열려 좀 낯설기도 한다.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들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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