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결사항전이었다. 네덜란드를 꼭 이기고 싶은 이유가 두 가지 있다. 4년 전 패배를 되갚기도 하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풀 1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4년만의 재대결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벽은 높았다. 네덜란드가 더 커진 것일까. 아니면 한국이 작아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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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7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우규민(1번)이 1회말 주릭슨 프로파르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때문에 네덜란드전을 벼르던 선수들이었다. 4년 전과 다르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시선부터 달라졌다. 네덜란드를 더 이상 만만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더 이상 컨디션 난조라는 핑계를 댈 수 없다. 준비를 더 악착 같이 했다. 분석도 더 세밀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4년 전의 네덜란드가 아니다. 더 이상 복병 혹은 변방의 팀이 아니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다수 포진, 1라운드 A조의 최강으로 평가됐다. 7일 한국전 선발 출전 야수 9명 중 5명이 메이저리거다.
경기 전부터 기를 죽였던 네덜란드의 ‘파워 배팅’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안타 2개로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단타, 그리고 홈런. 우규민은 공 7개만으로 2실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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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는 4년 전보다 더 강했다. 한국은 더 강해졌을까.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반격의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4년 전 선발투수(디호마르 마르크벌·4이닝 무실점)에 묶였던 한국은 4년 후(릭 밴덴헐크·4이닝 무실점)에도 다르지 않았다. WBC 네덜란드전 18이닝 연속 무득점.
병살타 퍼레이드는 이틀 연속 펼쳐졌다. 추격할 타이밍(2회 무사 1루·3회 1사 1,2루·8회 1사 1루)에서 잇단 더블 플레이로 찬물을 끼얹었다. 안정된 네덜란드의 내야는 물 샐 틈이 없었다. 실책 0개.
네덜란드의 헨슬리 뮬렌 감독은 한국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을 마쳤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과언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한국을 깰 비책을 갖고 있었다. 그들에겐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인 우규민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2회까지 안타만 5개를 몰아쳤다.
2회에도 2사 이후 안타 2개로 추가점을 올렸다. 란돌프 오뒤벌의 도루가 배터리를 흔들었다. 포수 김태군의 송구 실책 후 곧이어 알드렐톤 시몬스의 장타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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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7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주릭슨 프로파르가 1회말 2점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한국과 달리 네덜란드는 공격에 막힘이 없었다. 공·수·주가 뛰어난 팀이라는 평가 그대로다. 한국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섰다. 한국에겐 반격 기회가 남았으나 분위기는 축 처졌다. 그 뒤로 짙은 그림자가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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