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반전을 원했다. 승리의 목마름이야 컸지만 더 간절했던 것은 악화된 상황을 뒤집을 희망찬 미래였다.
한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가시밭길이었다. 1번도 평탄한 적이 없다. 3번을 이겼지만 압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중국에 3골을 넣고도 2골을 따라잡혀 식은땀을 흘렸다. 카타르과 우즈베키스탄에게는 리드를 빼앗겨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 가시방석 위에 앉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과거에는 내용부터 일방적인 우세였다. 상대가 수비에만 전념했다. 그 밀집수비와 침대축구를 깨는 게 주된 임무였다. 찬스가 적지 않았다. 도마 위에 오르는 건 거의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다르다. 이번에는 고전의 연속이다. 1번도 마음 편히 두 발을 편 적이 없다. 골을 못 넣어서가 아니다. 한국은 6차전까지 8골로 A조 6개국 중 최다 득점 1위다. 그럼에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그리고 빈틈이 많았다. 실점(7골)도 가장 많았다. 끌려 다니는 경우가 있었다. 이란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중국을 상대로 수세에 몰렸다. 답답했다. ‘이대로 괜찮은 건가’라는 의문부호가 축구인과 축구팬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시리아와 7번째 경기는 달라야 했다. 달라지길 희망했다. 단순히 승점 3점만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진짜 위기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오는 9월까지 3경기가 더 남아있다. 그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힘이 있다는 걸 보여야 했다.
벼르고 벼른 태극전사였다. 누구보다 위기를 타개하고 싶은 사람은 입지가 크게 좁아진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이었다. 달라졌는가.
한국은 이겼다. 이번에도 1골차 신승이다. 아쉽지 않았다. 아쉬운 건 한국을 궁지로 몰아넣은 시리아였다. 한국에겐 다행스런 승리였다.
주도권을 잡고 밀어 붙인 건 경기 초반이었다. 이후 경기를 지배한 건 시리아였다. 반격의 칼날은 예리했다. ‘아차’ 싶은 상황이 여러 번이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시리아전. 경기를 지배한 팀은 어디였을까.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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