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23회 동계올림픽 경기복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된 대한빙상경기연맹과 글로벌 스포츠의류회사 FILA는 아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진 않았다.
FILA는 2012년 10월부터 연맹을 후원하고 있다. 이 계약은 2017년 4월 30일 끝난다.
연맹은 종료 1개월 전까지였던 우선협상의 결렬을 FILA에 통보했다. 둘이 결별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그러나 MK스포츠 취재 결과 양측은 재계약이나 연장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았다. 단순히 지금은 약정이 유효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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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포로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4관왕 이승훈이 FILA 경기복을 착용하고 2014-15 ISU 월드컵 서울대회 1만m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태릉국제스케이트장)=옥영화 기자 |
FILA는 1차 협의결렬로 타사와 경쟁이 불가피함에도 지원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제안서를 연맹에 제출했다. 실무자들도 서로에 대해 협업한 시간만큼 호감은 있어도 악감정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 계약 종료 시점이면 평창올림픽은 286일밖에 남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FILA가 아닌 다른 후원사가 이미 내정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연맹은 전담팀을 구성하여 다양한 경기복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선수들의 견해를 수집하고 있다. 우선권을 가진 업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두루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FILA 측도 끝난 싸움이라면 논의할 의사를 전달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양측의 관계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국가대표 경기복으로 대중에 알려졌다. 하지만 2012년 체결한 약정에 해당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대회를 10달도 남기지 않고 경기복 제조사가 바뀔 수 있음이 가장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FILA 역시 네덜란드왕립빙상연맹이 독점 사용하는 기술·소재를 한국에도 적용하기 위해 해당 국가 올림픽위원회를 공식후원하는 회유책까지 쓸 정도로 공을 들여왔기에 섭섭함을 비공식적으로 표출해왔다.
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FILA 계약에 경기복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연맹은 우월한 지원을 약속할 기업이 있는지 찾아볼 권리가 있다. FILA 역시 종합적으로 더 나은 조력자가 존재할 수 있음을 부인하진 않는다.
그래도 양측이 6년째 함께하며 쌓은 호감은 생각보다 깊다. 외부로 노출된 부정적인 사례가 없진 않으나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의 꾸준한 호성적이 말해주듯 FILA 경기복에 대한 현장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FILA가 한국대표팀에 제공하는 외국전문회사 자재는 국제빙상연맹(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종목별로 최대 80%의 참가자가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다. 네덜란드가 빙속 강국이지 쇼트트랙 최강은 아니라는 관점에는 기존 장점은
양측 모두 1차 타협 무산 전후 서운함이 쌓인 것은 사실로 여겨진다. 다만 현시점에서 ‘결렬’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는 섣부르다는 것이 취재하며 청취한 그리고 기자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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