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주간 성적 4승 1패(삼성)와 1승 4패(한화)로 대비를 이루는 두 팀이었다. 그러나 고민은 비슷했다. 선발진은 안정감을 갖춰갔고 야수의 타격감도 살아났다. 하지만 가벼운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는 뒷문만 바라보면 ‘노심초사’다.
때문에 바람은 하나. 선발투수 윤성환(삼성)과 비야누에바(한화)가 호투와 더불어 긴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기를 희망했다. 윤성환과 비야누에바는 팀 내 대표적인 이닝이터였다. 윤성환은 최소 6이닝을 책임졌으며, 비야누에바도 4월 7일 광주 KIA전(5이닝)을 빼고 6이닝이 기본이었다. 최근 가장 믿음직한 카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윤성환과 비야누에바가 조기 강판했다. 둘 다 시즌 최소 이닝(윤성환 2⅔이닝-비야누에바 3이닝). 두 팀 벤치의 의지가 아닌 심판진의 명령이었다.
![]() |
↑ 21일 대전 삼성-한화전의 벤치클리어링은 3회말 윤성환(오른쪽)이 김태균(왼쪽)을 몸에 맞히는 공으로 내보내면서 촉발됐다. 사진(대전)=옥영화 기자 |
3회말 윤성환이 김태균, 로사리오를 연속으로 몸에 맞히는 공을 던지면서 사태가 커졌다. 벤치클리어링이 두 차례나 펼쳐졌다. 두 번째는 더욱 심각했다. 집단 난투극으로 번졌다. 윤성환과 비야누에바가 동시 퇴장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 사례다.
엉뚱한 곳에서 불똥이 튀었다. 퇴장 전까지만 해도 선발투수의 호투로 전개되던 흐름이 뒤바뀌었다. 아껴야 하는 불펜을 조기 가동해야 했다. ‘화약고’가 따로 없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기회 혹은 위기가 반복적이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지 않은 이닝은 거의 없었다. 막느냐, 뚫느냐의 싸움이었다. 서로의 입장도 계속 달라졌다. 5회까지는 버텨내던 두 팀의 불펜이다.
하지만 중반을 지나면서 불타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0’은 잘 보이지 않았다. 삼성은 6회초 1사 2,3루서 러프의 내야 땅볼과 김헌곤의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한화도 6회말 정근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의 공격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수 교체도 잦아졌다.
두 팀은 20일 경기에 총 불펜 투수 10명을 가용했다. 그렇다고 쉼표를 찍을 수 없었다. 1승을 위한 전쟁터였다. 21일 경기에는 11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심창민(삼성), 권혁, 송창식(이상 한화)은 시리즈 내내 출격 명령을 받았다. 김대우, 이승현, 김승현(이상 삼성)도 이틀 연속 등판했다.
살얼음판 승부였다. 삼성은 7회초 5점을 뽑은 데다 8회초 구자욱의 홈런까지 터졌음에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한화도 7회말과 8회말 2점씩을 만회하며 추격의 고
승자와 패자를 끝내 가렸으나 불펜 소모는 두 팀이 원했던 그림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불펜의 현주소도 여실히 드러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