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을 끝으로 앤디 밴 헤켄(38·넥센)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공도 꽤 오랫동안 안 잡았다.
올해 1군 엔트리 말소만 2번이다. 지난 13일 제외된 그는 23일부터 등록이 가능했다. 1군 선수단과도 동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복귀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시기 자체가 아예 ‘미정’이다.
밴 헤켄이 없는 사이 ‘영 파워’의 넥센 마운드도 흔들리고 있다. 강점이 약해지니 25일 5할 승률(22승 23패)도 깨졌다. 어느덧 4연패. 에이스의 공백이 크다. 밴 헤켄은 1달 가까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일시적인 부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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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 밴 헤켄의 이탈이 꽤 길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치면서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 한 차례 등판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에 완벽하게 준비가 됐을 때 복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사진=MK스포츠 DB |
밴 헤켄은 투구 동작이 매끄럽지 않다. 하체 밸런스도 흔들린다. 주된 이유는 좋지 않은 어깨 상태다. 1달 가까이 ‘이상’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넥센은 “아픈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밴 헤켄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어깨를 빼고는 몸 상태는 매우 좋다. 투구 시 가끔씩 어깨가 뭔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특별히 통증은 없다. 힘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깨의)불편함 때문에 구속이 안 나오고 컨트롤도 좋지 않으니 투구 내용까지 영향을 끼쳤다”라고 말했다.
밴 헤켄도 야구선수가 된 이래 처음 겪은 증상이다. 자연스레 우려가 커진다. 17일 만에 등판한 대구 삼성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피안타는 많았고 탈삼진은 적었다. 평균자책점도 4.59로 치솟았다. 그는 다음날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진중한 성격의 밴 헤켄은 이에 대해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넥센 팬 여러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운을 뗀 뒤 “삼성전의 경우,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 시도해봤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현재 (어깨)근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어깨 보강 운동을 하고 완벽하게 준비해 돌아왔을 때는 분명 달라져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2017년의 밴 헤켄은 넥센 팬이 알고 있던 과거의 밴 헤켄이 아니다. 2승 3패 평균자책점 4.59의 성적은 에이스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다. 그의 장점이었던 이닝(33⅓)과 탈삼진(23)은 확실히 줄었다. 6경기 중 3경기가 5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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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본인이다. 앤디 밴 헤켄은 예의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3.52였다. 올해는 1.07이나 높다. 2012년 KBO리그에 온 이래 가장 좋지 않다. 제구가 흔들리는 데다 구속도 떨어졌다. 평균 구속이 140km도 안 되니 포크도 위력도 약해졌다.
밴 헤켄은 “(기대에 미치지 않는 성적이라)솔직히 실망스럽다.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차이를 말한다면, 건강이다. 지난해는 건강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혹자는 노쇠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밴 헤켄은 1979년생으로 40대를 곧 바라본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어깨 이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도 이 같은 시각으로 접근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밴 헤켄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는 “현재 어깨를 제외하고 내 몸은 매우 건강하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에 맞춰 보강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트레이닝코치의 조언을 듣고 최선의 방법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밴 헤켄은 1년 전 봄에도 구속 저하로 고전했다. 그리고 결국 세이부 라이온즈를 떠나야 했다. 지난해 7월 넥센의 유니폼을 다시 입은 밴 헤켄은 구속을 회복하며 예의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올해도 날이 더워지는 여름이 찾아오면 달라지는 것일까. 장정석 넥센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 구속을 회복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밴 헤켄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던 밴 헤켄으로 돌아와 그 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되면 성적도 향상될 것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밴 헤켄이 이토록 오랫동안 전열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한 이는 밴 헤켄이다. 그는 “난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팀을 위해 공을 던지는 것이 즐겁다. 그런데 현재 힘을 보태지 못하고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현재 상황이 조금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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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석 감독(왼쪽)은 앤디 밴 헤켄의 복귀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빠르게 돌아오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돌아오는 게 포인트다. 사진=MK스포츠 DB |
확실한 것은 어깨 상태가 완벽해지고 실전 점검을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등판 준비가 완료되면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한 이후 1군 엔트리에 합류할 계획이다. 장 감독은 “지난 복귀전은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꼼꼼하게 체크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밴 헤켄은 “최대한 빨리 (그라운드에)돌아오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는다. 그 역시 복귀 기준은 ‘100% 상태’로 설정했다.
넥센과 밴 헤켄이 서로 필요한 순간은 ‘당장’이 아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카드가 아니라 장기적인 카드여야 한다. 시즌은 길다.
밴 헤켄은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해주기 어렵다. 특정 날짜를 정하고 싶지 않다. 회복 과정에 따라 결정하려 한다. 확실히 준비가 됐을 때 돌아오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팀 성적이 아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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