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안성무(27·삼성)는 지난 6월 8일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안성무의 1군 생활은 그날 하루였다. 그러나 화제의 인물은 50일 뒤에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50일 후 그의 두 번째 등판 소식에 그의 이름은 또 다시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
무명 투수는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첫 타자(두산 최주환)에게 홈런을 맞으며 어렵게 첫 이닝을 끝마쳤지만, 그 뒤 안정감을 되찾아 3⅔이닝 3실점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안성무는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투구 내용이었다.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차례 등판이나 많은 걸 느꼈던 안성무는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1군에 올라가면 더 나은 투구를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 기회는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28일 고척 넥센전, 2번째 선발 등판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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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안성무가 28일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이번에는 잠실구장이 아닌 고척돔이었다. 돔구장은 첫 경험이다. 하지만 안성무의 패기 넘치는 투구는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안성무는 첫 등판에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기까지 공 18개를 던졌다. 그리고 첫 이닝을 마쳤을 때 투구수는 28개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공 2개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무실점으로 1회를 끝냈다. 투구수는 22개. 피안타 없이 탈삼진 2개를 잡았다. 2회 연속 안타와 희생타로 첫 실점을 했지만 대량 실점은 없었다. 연타 허용은 2회가 유일했다.
안성무는 구속보다 제구로 승부한다. 맞혀 잡는 투구가 빛났다. 야수의 호수비도 펼쳐졌다. 박해민의 2회(주효상)와 3회(이정후) 그림 같은 수비로 안성무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회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렸던 김헌곤도 4회(김하성) 파인 플레이를 펼쳤다.
삼성 타선은 1회와 2회 3점씩을 뽑았다. 6-0은 큰 점수차다. 5이닝만 버티면 첫 선발승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관건은 투구수였다. 안성무는 1회 22구, 2회 26구를 기록했다. 9타자를 상대해 5구 이상 승부가 7번이었다. 50일 전에도 78개의 공을 던진 그는 4회 강판했다.
안성무는 3회 이후 투구수를 줄였다. 3회를 공 8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그는 4회도 공 17개를 던졌다. 4회까지 총 73구로 5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승리투수 요건까지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가 고비였다. 2사 이후 이정후를 볼넷, 서건창을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유격수 강한울의 실책으로 2사 1,3루가 됐다. 넥센 중심타선과 대결이었다. 정면승부였다. 안성무는 공 2개로 채태인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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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안성무가 28일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3개.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안성무는 1군 데뷔전에서 4피안타 1피홈런 4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이었다. 피홈런도 없었다. 실점도 단 1점이었다. “다음에는 더 잘 던지겠다”는 자신과 약속을 지킨 안성무의 업그레이드였다.
안성무는 프로 데뷔 후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개최 장소가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 그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아직 1번도 홈구장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들뜬 마음이었지만 퓨처스 올스타전이 6회 강우 콜드로 끝났다. 홈구장 마운드에 오르고 싶던 안성무였다. 여름비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던 그에게 그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
외국인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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