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태용 감독은 지난 26일부터 이란전 준비과정을 꼭꼭 숨기고 있다. 초반 15분만 공개하는 훈련에서는 선수들의 미팅, 러닝 등 특별한 게 없다.
이란이 밀집수비를 격파하기 위한 ‘필살기’ 연마를 숨기고 있다. 신 감독은 “미리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숨길 부분은 (최대한)숨겨 이란전을 치르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퍼즐 하나만은 공개했다. 신 감독은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주장으로 임명했다. 2015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좋은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 유럽파가 불참하면서 김영권은 기성용(스완지 시티) 대신 주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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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권의 미소를 오는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이 끝난 뒤에도 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단지 그 기운에 기댄 것만은 아니다. 신 감독은 김영권에 대해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1명이라고 설명했다. 뛸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것은 일반적이다.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김영권은 이란전의 중앙 수비를 책임진다. 신 감독은 경기 당일 베스트11을 공개하겠다면서도 구상을 어느 정도 끝마쳤다고 했다.
수비는 신 감독이 가장 신경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이란을 이기기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하나 실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신 감독은 “지금까지는 단단하지 않았는데 수비 조직력이 강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대표팀 소집 이후 수비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가운데 꺼낸 첫 번째 카드가 김영권이다. 신뢰가 두텁다. 신 감독은 3년 전 감독대행 시절 치른 2번의 A매치(베네수엘라전 및 우루과이전)에서 김영권을 중용했다.
김영권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들어 제1옵션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 6일 시리아와의 2차전이 유일한 출전이었다. 김영권의 가장 최근 A매치다.
부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종아리뼈 골절로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 사이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에 위기가 닥쳤다. 신태용호 승선은 그에게도 기회다. 1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더욱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이란과는 악연이다. 김영권은 A매치 45경기를 뛰었다. 이란을 두 차례 상대했다. 2010년 9월 서울에서 1번, 그리고 2013년 6월 울산에서 1번.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둘 다 0-1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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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권(22번)은 이란과 A매치에 두 차례 뛰었다. 한국은 모두 0-1로 졌다. 특히, 김영권은 2013년 6월 울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특히 울산 경기는 김영권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후반 14분 안일하게 판단하다 구차네자드에게 공을 뺏겼다.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이 실책 하나로 이란에게 졌다. 김영권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운 실수였다.
와신상담. 이번에도 이란전 필승을 다짐하나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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